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교회 공동체의 모임의 형태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우리 신자들의 마음에도 의심과 위협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거 같다.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를 붙잡은 우리들이 이렇게 부득이한 상황들을 맞이하는 가운데서 그 견고한 진리가 말하는 것을 세상 가운데 잘 드러내며 살아야 하는 소명이 남아있지만, 현재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른 교회 안에서의 죄악들을 보는 것만도 말할 수 없이 마음이 힘든 지경이 온 것 같다.

데이비드 웰스의 5부작을 읽었을 때 현대 기독교가 지나가고 있는 길, 현대문화의 거대한 회오리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 그러한 가운데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에 대한 성경의 명백한 빛을 보여준 것에 대한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승구 교수가 최근 쓴 '데이비드 웰스와 함께하는 하루'는 데이비드 웰스 교수님의 이러한 생각을 나의 작은 가방에 넣어 마치 한잔의 깊은 음료와도 같이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오늘날의 문화 속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도전과 혼란을 주는 부분은 모든 것을 흡수하려 하는 사회, 주도 집단의 생각이 나의 진리의 잣대를 흔드는 사회 속에서 내가 믿는 하나님 그리고 교회 공동체의 성경적 의미를 깊이 인식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어떤 진리를 말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한 사회 속에서 진리의 모서리가 굳게 서 있기를 바라기보다 모든 상처 주는 내용들을 잘 수정 보완하여 더 이상 아무도 어떤 누구를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이 사회의 선의 기준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휘몰아치는 사상과 문화의 파도 앞에서 우리의 부패한 내면이 아닌 우리 밖에서 가장 엄연한 거룩성을 가진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에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현대 복음주의가 교리의 중요성을 버렸을 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중세시대 고루함을 버린 게 아니고, 지겨운 교과서적인 하나님을 버린 게 아니고, 우리가 성경에서 무엇을 믿는가에 대해 신학적 통일성이 주는 유일한 복음을 버린 것과 마찬가지가 되었다.

이 신학의 핵심을 잃어버린 교회들은 더 이상 이사야 선지자가 제단에서 만났던 그 하나님, 그리하여 자신의 죄악 된 존재성에 대하여 심히 놀라게 되는 현장이 아니라 이제 우리가 무엇을 수용할 수 있고, 누구를 공감할 수 있으며 위로할 수 있어 이 시대에 가장 큰 시장성을 가진 종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일만 가지게 된 슬픈 일인 것이다. 적어도 교회가 진리의 처소가 되기보다 성장에 더 목말라하는 한 말이다.

선교사들이 다른 나라에서 복음을 전할 때 이 복음은 더 이상 모든 민족에서 선포된 모든 시대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존중받았던, 이 세상 어떤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도 선포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공적인 진리가 아니고 자선의 미덕에 그치는 이를테면 "이렇게 한번 해 보세요"의 복음이라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무엇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선택적인 사항에 우리의 사명과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 그냥 자신의 나라에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잘 살아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 더 나은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절체절명의 것이 아니라 그냥 조금 더 괜찮은 길을 가라며 십자가에 달리신 구주 예수그리스도의 희생의 의미를 훼손하는 일도 흔치 않게 보게 되었다.

진리와 함께 기뻐하며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과 환경들이 수 없이 바뀌어져 가도 진리 자체를 손상 없이 간직하고 보존하여 그것이 발하는 아름다운 윤리들을 드러내는 주님의 몸 된 교회들이 많아지길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 이 시대에 가장 큰 치유는 교회가 가장 교회다운 모습을 형성해 가고 그것은 세상의 위협이나 달콤한 유혹 가운데서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반항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는 신자들이 되어야 한다. 부르심을 받고 떠난 아브라함처럼 세상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 자신의 믿음마저도 연약하나 하나님께서 자신을 세상에 계시하시는 일이 어떻게 이루어져 가는지에 대한 증인들이 되어야 하고 그럼으로써 하나님의 이름이 세상 가운데 높아지기를 소망하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경건의 모습은커녕 경건의 정의마저 바꾸어가려는 모습들 앞에서 우리 모두가 말씀하시며 다스리시는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교회 안에 왔을 때 그곳에 선하며, 거룩하시며, 영광스럽고, 우리의 가슴에 오래전부터 이미 깊이 침투해 있었던 가장 선명한 빛을 만나는 충격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을 찾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소원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가장 큰 은혜임을 알아야 한다.

서은성 아프리카 니제르 선교사(한국SIM국제선교회), TGC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