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년 동안 감당할 수 없는 고난 속에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답이 나오지가 않습니다. 그 상황 속에는 그 어떤 위로와 격려가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라 어쩔 수 없이 기도하겠다는 말과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위로해 보려고 애써 노력하곤 합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그 기도와 말씀이 큰 힘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냥 좀 그 고난들을 조금이라도 없애주시지, 왜 이렇게 힘든 고난을 끊임없이 주시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았습니다. 왜 그런 고난과 아픔이 그들에게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없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가 저의 삶을 돌아봤습니다. 정말 죽을 것 같아 말씀이 들려지지 않고 기도가 되지 않을 때가 꽤 있었습니다. 거침없이 몰아치는 고난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시간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붙들어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정확한 답"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아파하는 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바른 말을 하는 "입"을 닫고 저의 두려워하는 "눈"을 바라봐 주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판단하는 "생각"을 닫고 저의 아파하는 "마음"을 바라봐 주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비난하는 소리에 "귀"를 닫고 저의 어쩔 수 없는 "아픔"을 바라봐 주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분들로 인해 제가 이렇게 다른 영혼들을 섬기는 목사의 자리에 있을 수가 있었습니다.
오늘 고난 속의 계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데 여전히 그 고난 속에 말없이 함께 하시는 그 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렇게 함께 하는 그 분을 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요? 말없이 그저 아픈 눈으로 아픈 마음으로 그 자리에 함께 계시는 그 분을 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요?
그 자리에 앉아 계신 그 분이 십자가에 죽으셔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신 그 예수님이라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 큰 감격이 되었습니다. 큰 힘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 여전히 함께 계셔서 우리의 아픔을 공감하시고 함께 아파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그 예수님이 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픔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함께 하시며 아파하시는 아버지 하나님!!
제가 그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가 그 하나님의 아픔을 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가 그 하나님의 눈물을 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하나님, 혼자만 아파하지 마십시오!!!
"예수께서 그가 우는 것과 또 함께 온 유대인들이 우는 것을 보시고 심령에 비통히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사 이르시되 그를 어디 두었느냐 이르되 주여 와서 보옵소서 하니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요 11:3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