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출·반입’ 정의에 ‘정보통신망 통한 송·수신’ 추가
“대북라디오 전달 방식이 정보통신망 통한 송·수신
전단법으로 표현 자유 억압 논란 불식되기도 전에…”

통일부 “대북방송 규제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아
인터넷 등 통해 송·수신하는 파일 등 포함 위한 것”

통일부
(Photo : 뉴시스) 통일부

통일부가 지난 1월 22일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제2조 제3항 ‘반출·반입’ 용어 정의에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 인도·인수 및 정보통신망을 통한 송·수신 등”을 새로 추가했는데, 이것이 ‘대북라디오를 막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현행 법은 제13조에서 제1항에서 “물품 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물품 등의 품목, 거래 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하여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승인을 받지 않고 물품 등을 반출·반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제27조 제1항).

국민의힘 지성호 국회의원실은 19일 관련 보도자료에서 “문제는 대북라디오들의 전파 전달 방식이 정보통신망을 통한 송·수신이라는 점과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후속조치로 대북라디오 청취를 철저하게 막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부가 이 같은 논란의 개정안을 냈다는 것”이라고 했다. 지성호 의원은 통일부 등이 낸 법률안을 심사하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다.

이어 “특히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들의 정보접근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과 맞춘 듯이 (우리나라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되고 더 나아가 북한주민들에게 유일한 정보접근권이었던 대북라디오 청취까지 막을 수 있는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정부는 대북방송 규제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이날 ”이번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은 기술발전과 거래방식 등 교류협력 환경 변화에 따라 반입·반출 대상에 기존의 ‘물품’ 뿐만 아니라 용역이나 인터넷 등의 수단을 통해 송·수신하는 파일 등도 포함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북라디오 방송은 동 규정에 따른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의 반출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 의원실은 “해당 법률과 시행령상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이 시행될 경우, 대북라디오 방송들은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와 제27조 등에 의거하여 3년 이하의 징역과 3천만 원의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통일부가 대북전단금지법(개정 남북관계발전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논란이 불식되기도 전에 남북교류협력법을 추가로 개정해서 대북라디오까지 처벌대상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지 의원은 앞서 북한인권법 전부개정법률안을 통해 대북전단으로 막힌 북한주민들의 정보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북라디오의 단파주파수를 포함한 AM주파수까지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지 의원은 “최근 북한은 (외국) 라디오 청취를 하는 주민들을 처벌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었는데, 통일부도 (개정안을 통해) 정보통신망을 통한 송수신 방법을 교류협력법상으로 규율하면서 이를 어겼을 경우 처벌까지 할 수 있게 했다”며 “미국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논란으로 청문회가 열린 시점에 통일부가 대북라디오를 막고 처벌할 수 있는 법까지 만들며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