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한선교 준비와 방향에 대해 점검케 함
2. 북한 동포들이 가진 아픔과 상처를 헤아림
3. 사람의 통일을 이루는 것은 복음의 능력
4. 탈북민들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옴
5. 북한선교를 준비하는 마음 자세를 바꿈
▲마요한 목사(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북기총 |
국내 탈북민 교회들이 북한선교에 미친 영향들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사당동 총신대학교 종합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2021 제1회 탈북민 교회 통일준비 포럼'에서, 정형신 목사(뉴코리아교회)의 발표 후 탈북민 목회자인 마요한 목사(새희망나루교회)가 '탈북민교회가 한국교회 북한선교 방향에 미친 영향'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마요한 목사는 "한국교회 북한선교 사역은 탈북민들이 남한 땅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됐다"며 "교회는 지금까지 북한선교를 하면서도 그 대상들을 전혀 경험하지 못해 공허했으나, 이제 직접적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마 목사는 "한국교회는 특유의 열정과 헌신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탈북민들을 위한 사역들을 펼치기 시작했다"며 "중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탈북민 예배나 부서들이 만들어지고, 탈북민들을 위한 사역들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탈북민 교회가 한국교회 북한선교에 미친 영향을 5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로는 '북한선교 준비와 방향에 대해 점검케 함'을 꼽았다.
마요한 목사는 "한국교회가 탈북민들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탈북민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한국교회가 준비하고 진행해 온 북한선교 사역과 방향에 대한 대폭 점검과 수정이 필요함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선교 당사자들인 북한 주민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다 보니, 그동안 한국교회 북한선교는 대체로 물질 준비에 그쳤다"며 "많은 교단과 교회들이 북한이 열릴 때 북한 땅에 예배당을 세우는 것을 가장 큰 북한선교 준비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탈북민들을 상대하면서, 북한선교가 건물을 세우는 것이 다가 아니라 사명자들이 준비돼야 함을 알게 됐다"며 "한국교회는 나름 준비해 왔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물론 이 땅의 탈북민들조차 함께할 수 있는 준비가 거의 되어있지 않았음을 느끼고, 다시 회개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새롭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북한 동포들이 가진 아픔과 상처를 헤아리게 됨'이다. 그는 "성도들은 오랫동안 북한 동포들을 위해 기도해 왔지만, 그들의 아픔과 고통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 채 피상적으로 기도했다"며 "그러다 보니 어떻게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고통에 공감할지 거의 준비되지 못했다. 그것이 그대로 탈북민 사역 현장에서 드러나, 서로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마 목사는 "그런데 부족하고 열악한 탈북민 교회들에서는 탈북민들이 비교적 쉽게 마음을 열었다. 서로 비슷한 경험을 가져,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판단하기에 앞서, 그들의 아픔을 헤아려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는 북한선교는 우리의 것을 강요하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 먼저임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셋째는 '사람의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은 복음의 능력임을 보여줌'이다. 그는 "물질적 도움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본질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실제적으로 긍휼 사역으로 접근했던 탈북민 사역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한선교는 궁극적으로 북한이 복음으로 회복되고 남과 북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북한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면서 다가가면 그들이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마 목사는 "반면 탈북민 교회는 물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었지만, 마음으로 공감하고 복음으로 그들의 삶을 터치했다. 탈북민 목회자들도 부족하지만 우직하게 복음을 전하니 새롭게 세워졌다"며 "그렇게 변화된 탈북민들이 더 이상 남한 사람들을 경계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하나를 이루면서, 사람의 통일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넷째로 '탈북민들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옴'이다. 그는 "한국교회 숫자는 점차 줄고 있지만, 탈북민 교회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탈북민들도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마 목사는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은 한국교회를 위해 보냄을 받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는 한국교회를 통해 북한의 회복을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이라 믿는다"며 "또 북한선교의 동역자들이다. 하나님은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이 복음 안에서 새롭게 되어, 고향을 회복하기 위한 하나님의 사명자로 쓰임을 받기를 원하신다"고 역설했다.
그는 "탈북민 교회는 북한선교 사역이 남한 교회나 지체들이 선생의 자리에 서서 이루는 사역이 아님을 보여줬다"며 "남북이 영적 화합을 이루려면 남북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해야 한다. 한국교회도 탈북민들과 함께하면서 얻은 소중한 경험으로, 통일한국에서 '사람의 통일'을 이루는데 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섯번째는 '북한선교를 준비하는 마음의 자세를 바꾸어 감'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탈북민 교회들을 세워가시는 것을 통해, 한국교회는 통일의 임박함을 느꼈다"며 "부족한 상황에서도 탈북민 교회들이 확장되고 견디는 것을 보면서, 북한선교는 세상의 기술이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①북한선교는 유행이 아닌 하나님의 사명으로 받아야 한다 ②물질이 아닌 사랑으로 준비해야 한다 ③세상적인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④협력과 연합을 통해서 함께 준비해 가는 사역임을 알아야 한다 등을 제언했다.
마 목사는 "한국교회가 북한의 회복과 복음 통일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명"이라며 "한국교회는 탈북민들을 보면서, 같은 민족이고 언어도 같고 문화도 같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 없이도 북한의 문만 열리면 가서 복음도 전하고 교회도 세우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달았다"고 정리했다.
또 "남북한 사람들이 하나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게 됐다. 준비 없이는 진정한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통일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사람의 통일'이기에, 그 통일을 준비하라고 먼저 이 땅에 탈북민들을 보내셨다. 그러므로 북한선교는 협력이고 연합"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포럼은 북한기독교총연합회(회장 김권능 목사, 이하 북기총)와 총신대 평화통일개발대학원 주최/주관, 불씨선교회 후원으로 개최됐다. 이후 허남일 목사(그날교회)가 '탈북민 교회와 성도들을 통한 북한선교와 통일 준비'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