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살면서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 제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시대 앞 흔들릴 수밖에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으로
한국인은 누구인가
김문조 외 | 21세기북스 | 564쪽
그리스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전에 가면, 지혜를 대표하는 두 마디가 기록되어 있다.
첫째는 '어떤 것도 지나치지 않게' 라는 말이다. 이는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의미다.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둘째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다. '너 자신을 알라' 는 말은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아폴론 신전에 적힌 말이다.
'너 자신을 알라'에서 '자신'은 부와 외모와 같은 외적인 것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몸 안에 있는 각종 장기들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자신'은 훌륭함이나 지혜가 나타나는 혼의 영역을 말한다. 곧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네 혼을 알라, 네 존재를 알라'는 의미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 중 하나가 '나는 누구인가?'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나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다.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다.
현대 사회를 '정체성 혼란의 시대'라고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이 바로 서지 않아, 시대의 조류에 따라 다수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체성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불의한 다수의 힘 앞에 흔들리게 된다. 올바르지 못한 길로 가는 시대의 조류 앞에 흔들리게 된다.
왜 그럴까? 정체성은 삶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나무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가? 나무의 중심을 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뿌리다. 뿌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나무는 자랄 수가 없다. 꽃도 필 수 없고 열매도 맺을 수가 없다. 결국 나무는 죽게 된다.
뿌리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면, 나무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체성은 삶의 뿌리이기에, 정체성이 흔들리면 나의 삶도 흔들린다. 그러므로 내가 누구인지를 바로 알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고, 민족마다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우리는 한국인으로 살고 있다. 한국인은 과연 누구인가? 내가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한국인의 정체성을 이야기 해보라고 하면 자신이 있게 이야기 할 수가 없다.
한국인이 누구인지에 대해 연구한 책이 있어 반갑다. 그 책이 《한국인은 누구인가》이다. 이 책은 8년간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가 수행해 온 '정체성 연구'를 총괄적으로 점검해 보자는 목적에서 기획된 것으로, 한국인의 내면세계에 관해 38명의 전문가들의 진단을 주제별로 묶은 것이다.
편집위원장을 맡았던 김문조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다수 사례들에 대한 관찰에 근거한 귀납적 접근을 통해 개개인의 들쑥날쑥한 심리의 저변에 내재한 한국인의 정체성을 추정하는 일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는 전체는 부분의 합이 아니므로, 부분의 전부를 알지 못하더라도 전체적 형상을 파악할 있다는 게슈탈트 이론의 논지와도 부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귀납적 원리의 이점을 최대한으로 되살려 보자는 뜻에서 기획 단계에서 탐구의 영역을 (1) 권력, 경제, 소비, 성취와 같은 사회활동영역, (2) 이념, 전통, 종교와 같은 관념적 영역, (3) 집단주의, 세대의식, 지역감정, 수치심, 감정, 외모 의식, 행복과 같은 감성적 영역, (4) 결혼, 가족, 출산, 입대, 중년, 노령, 죽음과 같은 생애 주기적 영역, (5) 가부장제, 법률, 인권, 통일과 같은 사회제도적 영역 및 (6) 교육, 직업, 실업과 같은 청소년층의 주요 관심사 등으로 넓혀 한국인의 정체성 구도와 특성을 식별해 보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정신의학,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법학, 교육학, 종교학, 언론학 등 다방면의 선도적 연구가들을 집필진으로 모셔 포괄성과 균형성을 확보하고자 애썼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애국가 연주 모습(본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
이 책은 6부로 구성이 되어있다. 1부 한국인의 사회의식, 2부 한국인의 사회심리, 3부 한국인의 생애의식, 4부 한국인의 법의식, 5부 한국인의 심층심리, 6부 한국 청소년의 생활 세계 등이다. 그리고 이 책은 총 38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개의 챕터씩 글을 썼다.
책을 읽으면서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지적 배경을 달리하는 많은 연구가들이 함께 집필을 했기 때문에 때로 상충되는 견해가 있기도 하다. 때로 동의가 안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인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유익이 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베드로전서 2장 9절 말씀이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베드로 사도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택하신 족속', '왕 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이라고 말씀한다. 또한 이사야 43장 1절에서도 이렇게 말씀한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명하여 불렀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너는 내 거야"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 가운데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 주눅 들어 살아가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이 세상 사람보다 세상의 가치로 보면 부족한 것이 있을 수 있다. 더 배우지 못하고 가지고 못하고 못난 부분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 천지를 창조하신 창조주가 아버지가 되시는데, 주눅 들어 살아갈 이유가 전혀 없다.
▲이재영 목사는 |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희망도 습관이다' '감사인생(공저)'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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