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와 요한, 열정 있지만 다듬어지지 못한 위험
열정 없이 살아가는 것은 나를 천천히 몰락시킨다
예수님은 강점으로 일하실 뿐 아니라, 약점은 교정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가 '강점으로 일하시는 예수님(마가복음 3장 16-17절)'이라는 제목으로 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메시지를 전했다.
이 목사는 "우리 예수님은 위대한 조각가이시다"며 "다듬어지지 않고 준비 안 된 평범한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셔서, 다듬고 깎아내 멋진 조각상을 만들어내는 영적 조각가"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 베드로에 이어 오늘 야고보와 요한도 그렇다. 별명이 '우뢰의 아들'일 정도로 엄청난 다혈질이었다"며 "여기에는 강점도 있고 약점도 있다. 강점은 열정이 많은 것이다. 예수님이 처음 그들을 부르실 때, 아버지와 품꾼들을 함께 버려두고 예수를 따랐다. 이건 다혈질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찬수 목사는 "신중한 사람들은 오래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실수는 별로 안 하지만, 열정이 많은 사람들은 실수를 많이 한다"며 "그러나 이런 분들이 주로 일을 해낸다. 이것이 진리이고 옳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행동한다. 제가 이렇기 때문에, 너무 잘 이해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9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는데, 하나님이 갑자기 '돌아가서 한국의 청소년을 섬기라'고 하셨다. 저 같은 사람은 하나님께서 소명을 주시면, 생각 많이 안 한다"며 "생각이 많으면 100% 안 간다. 이래서 못 가고, 저래서 못 가기 때문이다. 제가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야고보와 요한과 같은 과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일만성도 파송운동에 대해서도 "생각 많이 하면 못한다. 오후 3시에 말씀하셨어도 절대 못했을 것이다.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이라며 "새벽 3시에 자다 일어났는데 '한 교회로만 몰려드는 것이 옳으냐'고 하셨다. 곧바로 그 자리에서 '1만에서 1만 5천명 보내겠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져놓고는, 지금까지 8-9년 죽을 고생을 하면서 어떻게 약속을 지키지 하는 것이 다혈질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후 야고보와 요한은 강점과 약점에 대해 두 가지 교훈을 언급했다. 첫째로 '그들의 빛, 열정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그는 "그들에게는 '주님이 부르시면 가겠습니다' 할 정도로 넘치는 열정이 있었다. '집에 가서 한 번 생각해보고 가겠습니다' 그러면 100% 못 간다"며 "우리 교회 젊은 교역자들에게 종종 하는 이야기가 있다. 부교역자로 있을 때 실수 많이 하라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목사는 "나중에 담임목사 되고 나서 좌충우돌하고 우왕좌왕하면 불안해서 성도들이 힘들기 때문에, 부교역자로 있을 때 실수 많이 하라는 것"이라며 "열심히 하다 실수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막아주겠다는 것이다. 저는 이것이 담임목사가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부교역자들이 안심하고 실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절대로 못 도와주는 교역자가 있다.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다. 실수도 안 하겠지만, 도와줄 길도 없다. 하나님 앞에서 가장 대책 없는 사람이 열정 없고 미적미적대는 사람"이라며 "진리 앞에서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하는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생각해 보고'라고 말한다. 우리는 야고보와 요한의 강점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이찬수 목사는 "교단에서 정년을 보장받았지만, 아내와 여러 번 이야기했다. 열정이 사라진다면, 언제든지 이 교회를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라며 "설교 준비는 도자기 굽는 것 같다. 초벌, 재벌만 해도 설교할 수 있지만, 세 번 구우면 확실히 다르다.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구우면서 빚는 도자기는 때깔이 좋다. 그래서 설교가 월요일 저녁 정도면 다 나오지만, 단에 올라오기 직전까지 다듬고 다듬고 또 다듬는다.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성적인 죄를 짓고 물질을 횡령하는 것은 나를 급격하게 몰락시키지만, 열정 없이 살아가는 것은 나를 천천히 몰락시킨다"며 "하나님께서 우리가 호흡 다 하는 그날까지 꿈을 갖고 달리게 만드셨다. 열정을 다해 달려가면 갈수록, 다른 사람에게도 혜택이 있지만 내가 행복해진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그림자와 약점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열정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비록 야고보와 요한은 열정이 넘쳤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이 가진 열정은 다듬어지지 않은 열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역사는 주로 열정적인 사람이 이끌고 가는 게 맞다. 그러나 열정은 많은데 요한처럼 미숙하고 편협한 사람에게 붙들리면, 온 나라가 몸살을 앓는다"며 "한 시대를 움직이는 열정도 필요하지만, 그 열정에는 하나님 손으로 다스림을 받는 성숙함이 있어야 한다. 통제되지 않은 열정은 칼집 없는 칼 같다. 차라리 열정이 없는 게 낫다. 칼이 날카로울수록 칼집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그래서 갈라디아서 5장 22-23절, 성령의 9가지 열매의 마지막이 절제, 영어성경으로 'Self Control'이다. 나머지 성령의 열매들이 은혜롭게 작동되기 위해서는 마지막에 자기를 통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자기를 통제하는 기능이 없는데 나머지 8가지가 펼쳐진다면, 교회를 굉장히 어지럽게 할 경향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통제되지 않는 열정은 야망으로 변질될 수 있다. 열정이 주님에 의해 다스려지지 않으면, 저급한 야망으로 변질될 가망이 있다. 목회자로서 이 위험을 너무나 잘 안다"며 "교회를 위해 온 정성과 인생을 다 바친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지만, 가끔은 그것이 야망이나 자기 영광을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일절 판단하거나 내색하진 않지만, 저 자신에게 그 경고를 던진다"고 털어놓았다.
이찬수 목사는 "야고보와 요한이 하나님 손에 다스림 받기 시작한 때부터, 그들의 풍성함과 성숙함이 저는 너무 좋다. 야고보는 열두 제자들 중 최초의 순교자가 됐다. 그만큼 적들이 보기에도 열정을 다해 눈에 띄게 복음을 전했을 것"이라며 "하나님 손에 붙들린 열정은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누릴 수 있게 만들어준다. 우리의 마지막이 이처럼 주님 앞에 쓰임 받기를 원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목사는 "요한도 편협하고 냉정한 사람이었지만, 하나님 손에 붙들린 후 '사랑의 사도'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완전히 대변화가 일어났다"며 "요한복음을 이 사도 요한이 기록했다. '신학적 논리를 찾고 싶으면 바울서신을 읽고, 기독교 윤리를 알고 싶으면 야고보서를 읽고, 기독교의 핵심인 사랑이 알고 싶으면 요한복음을 읽으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감탄했다.
그는 "요한의 변화된 모습이 또 하나 있다. '주의 좌편에 우편에 앉게 해 주세요' 하는 이기적인 기도를 했던 요한이 나중에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요한복음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며 "이 두 형제가 놀랍게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한 사람의 인격을 바꿀 수 있는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예수님은 이처럼 강점으로 일하실 뿐 아니라, 약점을 다듬어 교정해주시는 분"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