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제한 법령, 엄격히 적용해야
명예훼손 혐의, 비판적 의견 표명 불과해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난 전광훈 목사에 대한 재판부의 법리 판단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전 목사에 대해 공직선거법 2년, 명예훼손 6개월 등 총 2년 6개월 선고를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검찰이 기소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에 해당하려면 후보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피고인이 발언할 당시 지지할 정당조차 특정되지 않았거나,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전 목사는 총선 4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초부터 올해 1월 사이 광화문 광장 기도회 등에서 여러 차례 "총선에서 자유 우파 정당을 지지해 달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활발한 토론이 보장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표현의 자유는 곧 민주 사회의 근간"이라며 "표현의 자유가 이른바 숨 쉴 공간을 둘 수 있도록 제한 법령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간첩', '대한민국 공산화 시도' 등의 발언으로 기소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나름대로 근거를 제시하며 피해자(문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나 태도에 비판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을 적시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현직 대통령이자 정치인인 공인으로서, 공적인 존재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검증은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더욱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 측은 판결 직후 "정치적인 비판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자유를 명확히 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광훈 목사는 판결 후 지지자들 앞에서 "수고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이 이겼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전 목사는 "결국은 대한민국 헌법이 이기게 돼 있다"며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낮은 단계 연방제를 통해 북한하고 섞으려고 하는 당신들은 대한민국 헌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정치가도 사회운동가도 아니다. 저는 선지자"라며 "선지자를 구속하는 나라를 봤나. 내가 했던 말이 조금 무리가 있다 쳐도, 한기총 대표회장을 구속하는 나라가 있나"라고 밝혔다.
"매주 토요일 5천만이 동시에 참여하는 유튜브 국민대회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는 그는 12월 31일 오전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