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담임)가 "자유는 피흘림 없이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공산주의로부터 지켜낸 유엔과 미국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장진호 전투, 흥남철수작전 70주년 감사예배'가 26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심 목사는 '미국에 보내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60명 정원 화물선에 14,000명... 성탄절 거제도 도착
물 없이도 3일간 아무도 죽지 않은 '크리스마스 기적'
70년 전 이날, 개마고원 장진호 부근에서 인해전술로 밀고 오는 중공군을 막아선 미군은, 영하 30도의 추위 속에 세계사에 남을 철수작전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숨진 미군 4,500명과 한국군 카투사 부대원 875명은 한미 혈맹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윽고 벌어진 흥남철수작전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 화물선은 승선 정원이 60명이었지만, 군수 물자를 모두 버리고 주민 14,000명을 태웠다. 3일간의 항해를 거쳐 5명의 신생아를 포함해 14,005명이 거제도 장승포항에 내렸는데, 마침 이날은 성탄절이었다. 물 한 모금 먹을 수 없었는데도 아무도 죽지 않아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린다.
심 목사는 '피 흘려 얻은 자유'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성경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메시지는 '자유'다. 죽을 수밖에 없는 영혼을 위해 예수님께서 오셔서 구원을 허락하셨다"며 "자유는 절대 공짜가 아니다. 찔리고 피 흘리심으로 주신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세계가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 줄 알았겠는가. 이러한 나라를 위해 외국 군인들이 왔다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라며 "유엔이 참전을 결정할 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인 소련이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쟁 중 이렇게 많은 나라가 도움을 준 사례가 어디 있었나.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6.25 참전 용사 중 유엔 사망자가 37,902명인데, 그 중 미군만 33,686명"이라며 "그들의 피 흘림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하보 목사 "어릴 때 미군 도움... 표현 않는 건 감사 아냐"
▲장진호 전투, 흥남철수작전 70주년 감사예배가 26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렸다. ⓒ송경호 기자 |
심 목사는 "저는 6.25 동란 중에 태어났다. 어머니의 젖을 먹으며 한국전쟁을 겪었다"며 "미군이 준 구호품으로 배를 채우고, 그들이 보내준 옷으로 겨울을 났다. 저는 그들에게 '당신들이 없었으면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없다'고 이야기를 전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자연재해를 겪었을 때 100만원 선물카드를 재난구호에 써달라며 편지와 함께 미국 대사관에 보낸 적 있다. 내가 어릴 때 당신들에게 큰 도움을 받아 목회자가 되었는데, 작은 도움이지만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며 "대사관으로부터 '당신이 전한 고마움으로 큰 힘을 얻었다'고 답장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어린이 합창단을 데리고 미국에 간 적이 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한 것은 미국 국가를 부른 것"이라며 "어디선가 천사의 목소리 같은 소리가 들리니 우리를 빽빽이 둘러싸고 박수를 보냈다. 그들에게 '너희 나라가 우리에게 베푼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러 왔다'고 이야기했다. 외국인들이 자기나라의 국가를 부르는 것에 감격해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또 "네덜란드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기념행사에 참석했을 때, 연로하신 참전 용사들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을 모두 전하고 예수의 복음을 전했다. '70년이 지났지만 덕분에 작은 목사가 된 자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고 했다.
심 목사는 "저는 그저 감사의 표현을 한 것"이라며 "표현 없는 감사, 표현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자유는 거저 얻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전에 피흘림이 있었던 것"이라며 "눌린 자룰 자유케 하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고, 대한민국을 공산주의로부터 지키기 위해 유엔군이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정곤 목사 "은혜 오늘에야 기념... 올바른 역사 전해지길"
한편 흥남철수작전의 도착지인 거제도에서 고현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박정곤 목사는 대표기도에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로 세우시고, 70년 전 장진호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연합군을 도우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그 은혜를 망각하다 오늘에서야 기념예배를 드리게 되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유엔군과 미국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며 한미 혈맹이 든든히 서게 해 달라"며 "네 자손에게 가르쳐 알게 하라 하신 말씀처럼 우리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와 지식이 자손 만대까지 전파되고, 역사를 왜곡하는 자들의 악함을 막아 달라"고 기도했다.
한편 이날 예배에서는 김재동 목사(하늘교회)의 사회로 배영복 장로(한국예비역기독군인연합회 회장, 예비역 준장)가 '장진호 전투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주제로 기념 특강을 전했으며, 노요한 목사(진리수호 구국기독인연합 대표)의 성경봉독, 윤치환 목사(일사각오 구국목회자연합 대표)의 나라를 위한 합심 기도, 조형곤 이사(전 EBS 이사)의 광고, 성중경 목사(전국교회지키기 연합회 대표)의 축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