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화 교수(백석대 조직신학)가 현재의 코로나(코비드)19 상황이 종식되면 "비대면이나 이에 수반되는 영상 기반의 예배는 아예 종식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6일 '코비드19 상황 종식 이후 교회의 존재와 삶'이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이 같이 말하며 "2~3년의 짧은 비대면의 경험이 교회의 경험 안으로 어느 정도 유입될 수 있을 것이나, 성도의 사귐으로서의 교회의 본질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삶의 구조 전환이 이루어지지는 않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 교수는 "교회를 가상적(virtual)인 무엇으로 다시 정의하려는 일에 대하여 중단해야 한다"며 "교회는 성도들의 사귐(communio sanctorum)을 본질로 삼는다. 성도의 교제는 인격적이고 실제적인 사귐을 근간으로 한다. 예배, 교제, 양육, 봉사라는 축이 구현되는 실질적인 사귐의 공동체가 바로 종말론적인 하나님의 백성의 모임으로서 교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예배는 단순히 설교의 효율적인 전달이라는 축소된 행위로 이해되어서는 안 되고, 그리스도 예수와 인격적인 사귐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으로서 객관적인 실체여야 하고 동시에 주관적인 소통을 근간으로 하여 운집하는 구체적인 회중과 함께 드려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소통의 방식으로서 다양한 기자재가 예배에 동원될 수 있으나, 기술이나 장비가 예배를 대체하는 기자재로까지 등장해서는 안 된다. 여전히 그리스도 예수와 인격적인 사귐을 가진 사람들의 회집으로서 예배가 구현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모임으로서 교회는 지역사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모임이어야 한다. 모든 교회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이 지점을 거의 상실하고 있지 않은가 싶은데, 교회의 삶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부터 검증되어야 한다. 이것이 예수께서 드러내신 교회의 사회적인 차원인 것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 교회가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충남도 제공
그러면서 유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된 후 교회에서 여러 차례 나눠 드리는 예배를 1회로 한정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교회 규모의 지나친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인격적인 사귐이 가능한 1회의 모임은 자연스럽게 대형교회 지체들의 흩어짐을 요구할 것이고, 이렇게 흩어지는 교회는 자연스럽게 동네의 교회로 흡수되도록 길 안내를 잘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 교수는 "특별히 대형교회의 목회자는 자기 목회를 돌아보고, 자기 목회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단순하게 비대면 상황의 누적된 경험을 반추하고 4차 산업 기반의 교회 교육의 최첨단화라는 차원에서의 논의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코비드19 상황에서 경험된 그리고 성찰한 한국교회의 구조 문제에 더 깊숙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전향적인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하나 하나의 교회도 중요한 관심사여야 하지만, 한국 사회 내에 실존하는 교회는 상호 관계성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삶을 모색해야만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함께 격려하며 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당회에서 노회에서 그리고 총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의견이 수렴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