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집과 교회를 멀리 떠나 있던 어느 날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주체할 수 없는 불안함에 급히 국제전화를 해봤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사실이기 때문에 염려하고 걱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이 아닌데 속으면서 염려하고 근심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고 말한다.
김남준 목사의 신간 <염려에 관하여>는 염려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염려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 염려를 어떻게 다루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해서 다룬다. 문학, 역사, 일반상식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면서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이 책을 쓰려고 노력했다.
저자는 "이 책은 믿음이 부족한 나 자신에게서 출발해서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님 품에 다다라 안식을 얻고 다시 평화롭게 나 자신으로 돌아온 자아의 여행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고백하며 많은 눈물과 기도 속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염려하는 나의 약한 신앙에 대한 꾸짖음 때문에, 또한 하나님 아버지께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몰랐던 나의 무지에 대한 원통함 때문이었다"
그는 위태로운 염려증을 치료하기 위한 처방으로 우선 무기력한 상태에 빠진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돌아보라고 호소한다. "당신은 엄숙하도록 존귀한 존재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지, 얼마나 거대하고 한계를 알 수 없는 사랑을 받는 값진 주체인지를 돌이켜 보게 하여 무용한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 올바른 삶의 방향을 찾는 데로 눈을 돌리게 해준다.
많은 사람이 불안 가운데 염려한다며 염려는 단지 염려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두려움에 이르게 하고, 심하면 절망으로 이끌어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빛을 잃게 된다고 말한다. 빛 된 삶을 갉아먹고 은혜를 헛되이 소모하게 하는 염려의 뿌리는 바로 자기가 누구인지 망각하고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을 믿지 못하여 그릇된 자기 사랑에 빠진 데 있음을 말해 준다.
"자기 사랑은 그릇된 것을 욕망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을 사랑하든지 사랑하는 것의 종이 되고, 거기에 얽매이게 됩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기를 미워하는 것이고, 그릇된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눈은 어두워지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눈을 밝아진다고 말한다. "마음의 눈이 성한 사람은 올바르게 판단하나 눈이 나쁜 사람은 그릇되게 판단한다고 말한다. 잘못된 판단에서 불안이 생기고, 이로써 염려하게 된다"며 "신자가 염려를 극복하는 길은 하나님과의 인격적 사랑을 누리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진정한 사랑의 대상이신 하나님을 사랑하는 대신 자기를 사랑함으로써 근본을 잃고 갈 바를 알지 못하게 되었음을 알려 주어 그 부질없는 자기애(自己愛)의 허상을 확인하게 해준다. 그럼으로써 자기 사랑의 본성적 결박을 끊고 하나님 사랑으로 돌아가는 것이 염려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치유법임을 깨닫도록 해준다.
우리가 비록 타고난 실존적 한계로 염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이나, 동시에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 안에 있는 보석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 안도와 위로를 얻게 한다.
"모든 좋은 것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옵니다. 이 평범한 사실을 뼛속 깊이 배워 가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신앙은 좋은 것을 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지 못하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약하나 도와주시는 하나님이 강하시기 때문입니다."
염려라는 감옥을 박차고 나가 우리의 삶의 참된 의미와 가치가 물질을 누리는 것보다 더욱 의미 있는 삶, 즉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를 구하는 데 있음을 천명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준다.
저자 소개
총신대학교에서 목회학 석사와 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신학 박사 과정에서 공부했다. 1993년 열린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고 있으며, 현재 총신대학교 신학과 조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1997 기독교 출판문화상 수상), 『거룩한 삶의 실천을 위한 마음지킴』(2003 기독교 출판문화상 수상), 『죄와 은혜의 지배』(2005 기독교 출판문화상 수상), 『가슴 시리도록 그립다, 가족』(2015 기독교 출판문화상 수상) 등 다수가 있다.
염려에 관하여ㅣ 김남준 ㅣ 생명의말씀사ㅣ 2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