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단, 전광훈 목사에 소명 기회 주지 않아
정치적 공분 휘말려 같은 편끼리 '총질' 말아야
예장 대신(복원) 총회(총회장 강대석 목사)는 소속 목회자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신학 사상에 대해 "본 교단이 조사위원회를 공식적으로 구성해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일부 교단들이 전광훈 목사의 신학 사상을 조사하기로 했다는 발표에 대한 교단 측 반응이다. 대신(복원) 총회 측은 예장 합동과 통합, 고신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을 향해 "전광훈 목사에 대한 건을 본 교단이 조사할 수 있도록 이첩해 달라"고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총회 신학위원회(위원장 박선원 목사)와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정철옥 목사) 등은 오는 9월 교단 총회에서 '전광훈 목사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신(복원) 총회 측은 "전광훈 목사의 신학 사상을 조사 중이라는 일부 교단들이, 당사자에게 질의 혹은 소명 기회를 준 사실이 없었다"며 절차상 문제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그가 속한 대신(복원) 총회가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도 했다.
교단 한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나 우리 교단에 공식 질의를 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조사 중인 교단들이) 그간 언론이나 SNS 등에 나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전광훈 목사를 이단 옹호자라고 주장한 소위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 소속 교단들이, '목회자는 해당 교단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예장 대신(복원) 총회 총회장 강대석 목사는 "본 교단 서울동노회 소속인 전광훈 목사에 대한 신학 사상을 총회 차원에서 조사하겠다"며 "주요 교단에 공식적으로 이첩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총회 신학위원장 박선원 목사는 "8개 교단 이대위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전문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그 결과를 한국교회 앞에 발표하겠다"며 "9월 정기총회 이후 본격적인 검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회 이대위원장 정철옥 목사는 "전광훈 목사도 교단 방침에 동의한 상태"라며 "한국교회에서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고 말했다.
예장 대신 총회 총무를 역임한 홍호수 목사(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그동안 한국교회에서 이단 문제를 다룰 때 해당 교단 의견을 우선 수렴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음에도, 8개 교단 이대위가 이례적으로 전광훈 목사에 대해 해당 교단과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과를 발표한 것은 원칙과 신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애국 운동하는 목회자를 세상 공분용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 목사는 "해당 교단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치적 공분에 한국교회가 휘말려, 같은 편끼리 총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