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으로 교회에 피해 줄까 두려워하는 성도들에게
"저와 목회자들, 성도 여러분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가 소모임과 식사 금지 등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정부의 교회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해 밝힌 입장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병삼 목사는 설교 중 ' 7월 10일부터 예배를 제외한 수련회 및 소그룹 모임, 식사 등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행정조치'를 언급하면서 "소그룹 모임과 교회의 식사 제공에 대한 논리적 오류를 합리적으로 지적한 질문 내용들을 다소 수정해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소그룹 모임에 대한 질문"
1. 교회 소그룹 모임을 가까운 카페에서 하면 벌금을 내야 하는가?
2. 만약 벌금을 내야 한다면 그곳에 입장한 다른 손님들도 벌금을 내야 하는가?
3. 다른 손님들이 벌금의 대상이 아니라면 교인들은 왜 벌금을 내야 하는가?
4. 만약 교인이라는 이유로만 벌금의 대상이 된다면 오히려 심각한 차별이 아닌가?
5. 카페와 같은 공간에서 소그룹 모임이 가능하다면 왜 교회 건물 안에서는 안 되는가? (혹시, 교회 건물에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가?)
6. 교회 건물 안에서의 소그룹 모임이 국가 전복이나 불온한 모임이 아니라면 방역이 확보된 장소에서 가능한 것은 아닌가?
"교회의 식사제공에 대한 질문"
1. 만일 교회가 교회 식당이 아닌 근처 식당에 의뢰해서 식사 제공을 해도 벌금을 내야 하는가?
2. 만약 벌금을 내야 한다면 그 식당을 찾는 다른 손님들도 벌금을 내야 하는가? (교회 이름으로 모이거나 식사를 한다면 무조건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니)
3. 다른 손님이 벌금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교인들만 벌금을 내야 하는 논리적 근거는 무엇인가?
4. 그리고 벌금의 이유가 혹 확진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생각 때문이라면 코로나바이러스는 교인들에게 특화된 바이러스인가?
5. 이제 논리적으로, 외부식당에서 제공되는 식사에 대하여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왜 교회 건물 안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벌금을 내야 하는가? (현재,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을 비롯한 모든 관공서 구내식당과 회사 구내식당이 운영되는 시점에서)
6. 교회 방역과 관공서 방역, 그리고 일반 회사의 방역이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있다면 교회에서도 식사가 가능한 것 아닌가? (물론, 전 교인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면서 "이런 논리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교회 밖의 시선은 교회의 입장을 이해하고 안타까워하기보다 손가락질하고 있다"며 "교회가 빛과 소금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나타내야 하는데,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린 현실 앞에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점은 몇몇 교회 공동체를 통해 확진자들이 발생했고,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되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 공동체나 성도들을 비난하기보다 그들도 우리와 한 지체임을 믿기에, 서로 보듬고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우리 사회도 주변에서 접하는 확진자들을 마녀사냥 방식으로 비난하기보다, 한 공동체 구성원임을 자각하고 위로와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무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만나교회는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정부 지침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아니 지금보다 더 철저하게 방역에 힘써, 사회적으로도 모범이 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강화 조치들을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1. 이에 만나교회는 앞으로 2주간 모든 소그룹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합니다.
2. 교회와 부서 운영에 꼭 필요한 회의는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모이겠습니다.
3. 예배를 준비하는 모든 모임은 개방된 공간에서 준비시간을 최소화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할 것입니다.
4. 교회학교 여름 행사는 이미 '온라인'으로 준비되었고, 계획대로 실행할 것입니다.
5. 정부 시책에 어긋나지 않는 바, 카페 파구스는 기존대로 운영합니다. 이용자들은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켜주시고, 교회 식당은 지금과 같이 교인들에게는 이용을 제한합니다.
이후 "이렇게 애씀에도 불구하고, 뜻하지 않게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오거나 '나 자신이 확진 판정을 받아 우리 공동체에게 피해를 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병삼 목사는 "우리 교인뿐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그러니 우리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담임목사인 저와 우리 목회자들, 그리고 우리 교회 공동체는 늘 여러분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9·11 테러 사건 이후 회자된 말이 있다. 'First In, Last Out!', 생명을 버리면서 사명을 다했던 소방관들의 이야기이고, 수 년 전 저와 우리 목회자들이 다짐했던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First In, Last Out!'. 목자는 양을 포기하지 않는다. 버리지 않는다! 진정한 공동체는 아플 때 함께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박국의 기도(합 3:2)를 고백하고, 기대한다"고 염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