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서경석 목사는 인터뷰 도중 "5.18 왜곡 처벌 특별법과 관련해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이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저는 5.18 사태가 났을 때 계엄법 위반으로 감옥에 가 있었다. 집회를 하면 계엄령 때문에 처벌받던 때에, 해고 근로자 복직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갔었다. 그때 김대중 씨와 수많은 민주화운동 지도자들이 일거에 구속되고, 김영삼 씨 같은 사람은 연금당하는 대격변이 있었다. 그것에 저항해서 광주에서 항의집회가 일어나고, 항쟁이 일어나고, 그런데 결국은 5.18이 전두환 세력에 의해 완전히 진압됐다. 그렇기 때문에 5.18은 민주화운동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 그 이후에 북한군 개입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한 5, 6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저는 듣고 처음엔 전혀 믿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무슨 X소리냐' 했다. 5.18에 북한군이 개입한 일이 정말 없었으면, 이 사건만큼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사건으로 남아 있길 바랐다. 그런데 여러 이야기가 나왔는데 거기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분들은 ▲서광주에서 20사단 지프차 14대 탈취 ▲무기고 44군데에서 5천정의 총기 및 8톤의 TNT 탈취 ▲아세아자동차 장갑차 4대와 군용차 탈취 ▲계엄군이 지키던 광주교도소 6차례나 무장 공격 ▲카빈총으로 85명의 시민과 20명의 군인 사살 등을 도대체 누가 했느냐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아무런 답변이 없다. 이런일은 북한군 개입이 없었다면 절대 있을 수 없다. 저는 이것이 깔끔하게 북한군 개입이 없었다고 정리되면 너무 좋겠다. 그런데 점점 심증이 굳어진다.
이렇게 되니까 역사 왜곡 처벌법을 만들겠다는 건데, 한 마디로 북한군 개입을 이야기하면 처벌한다는 것 아닌가? 아니, 그게 무슨 민주주의인가? 5.18이 자유·민주·인권·정의의 상징적 사건이라면, 자유롭게 토론하고 문제 제기하게 해야 한다. 누가 북한군이 개입한 것 아니냐 하면, 충분히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있는 5.18이 돼야 하는데, 딴소리하면 처벌한다는 것은 5.18 정신에 대한 배신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5.18이 지켜지겠느냐?
더군다나 5.18은 신주 모시듯 하는 사람들이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제정하려 하나? 정신이 있는지 모르겠다. 북한에 조금이라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안타깝게 노력하는 것을 처벌한다? 5.18 정신을 계승한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니 5.18이 망가지는 것이다. 5.18 민주 정신이 다 사라지고 이권과 처벌법만 남게 되면 5.18이 역사의 쓰레기가 된다. 그것은 광주 사람들로서는 가장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다. 광주 사람들은 '역사 왜곡 처벌법을 그대로 진행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은 5.18 정신 왜곡이다'라는 것을 명확히 이야기해야 한다.
저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5.18 정신의 유지를 원한다. 그러나 5.18 정신이 이런 방식으로 유지될 순 없다. 나는 그런(처벌법을 추진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싶다.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무엇이 옳은가 진실을 찾아가고, 정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게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북한을 혹독히 비난해야 한다. 저는 그렇게 한다 해도 5.18 민주항쟁을 일으킨 정신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아주 중요한 민주화운동의 하나로 다같이 기억한다.
그러나 처벌법을 제정한다면 제일 먼저 광주 사람들이 부끄럽고 창피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분들이 앞장서서 이야기해야 한다. 제가 감옥에서 5.18 사건이 났을 떄, 얼마나 광주 사람들을 고마워하고 존경했는지 모른다. 감옥에서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지금 와서 행태를 보니 너무 기가 막힌다. 이는 민주·자유·인권·정의 아무것도 아니고, 공산 독재가 하는 일이다. 바로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