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십계명 중에서 제 2계명은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런데혹시 십자가도 일종의 형상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Answer.
1. 성경에서 형상을 만들지 못하게 한 것은, 우상을 만들어서 섬기는 일이나,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모습을 형상화시키는 일을 금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사람이 만든 형상을 세워놓고 그것을 경배하거나, 하나님의 모습을 피조물의 모양으로 바꾸는 일은 하나님의 영광에 해가되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원래부터 영이시기 때문에 형상이 없고, 또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하나님을 눈에 보이는 모습을 바꾸고 그것을 섬기는 일을 금하고 있습니다.
2. 그러나 이러한 명령이 형상을 만드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은 우상숭배나 경배할 목적으로 형상을 만드는 것만 금하고 있으며, 결코 창작 행위나 예술 활동으로 형상을 만드는 일을 금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각 지파의 깃발에는 각종 동물들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습니다(예-유다 지파-사자). 그리고 성막이나 전 안에 있는 기구들도 여러 가지 형상을 수놓거나 조각해서 만들기도했습니다. 성전 안에 놓인 일곱 금 촛대는 가지에 꽃이 활짝 피어 있는 형상으로 되어 있었고, 법궤를 덮는 시은소는 두 천사가 덮고 잇었습니다. 그리고 휘장에도 천사들이 수놓아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상숭배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일종의 창작품, 또는 예술품과 같은 것이었으며, 성령의 감동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경배할 목적이 없는 단순한 취미 활동이나 창작 활동, 즉 별의 모양을 만들어서 목걸이에 단다든지, 문에 사자 모양을 새기는 일 등은 금지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하나님이 주신 창작 능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창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취미, 또는 예술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3. 십자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인들이 십자가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은 그 십자가를 신으로 믿고 경배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인들이 십자가를 애용하는 것은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주님을 기억하고 감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해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신앙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예수님과 동일시한다든지, 또는 이를 신성시하여 섬기려는 태도로 십자가를 취급하는 사람에게는 십자가도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람들은 십자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장식이나, 자신을 위해 돌아가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4. 제가 성경에서 이러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구약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도 모세에게 구리뱀을 만들라고 지시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계속해서 불순종하게 되자, 하나님은 불뱀을 보내 그들을 물게 하셨습니다. 이 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 희생자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모세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하나님께 나아가서 기도했습니다. 그때에 하나님은 모세에게 놋으로 뱀을 만들어 장대에 매달라고 지시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그 놋뱀을 바라보는 자들은 모두 치유될 것이라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모세는 그 명령대로 놋뱀을 만들어 달았으며, 그 뱀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나음을 받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모세가 만든 놋뱀은 우상 숭배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범죄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한 형상이었습니다.
주님은 후에 니고데모에게 이 놋뱀이 자신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놋뱀이 높이들린 것처럼 자신도 높이들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4-15)."
범죄한 이스라엘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놋뱀이 높이 매달렸듯이, 주님도 범죄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높이 매달리렸습니다. 그리고 놋뱀을 바라본 사람들이 나음을 입었던 것처럼,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주님을 믿고 바라보는 사람들도 죄의 용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십자가 역시 모세가 만든 놋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믿음으로 십자가를 만들고 사용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약 성경을 보면 후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놋뱀을 우상처럼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이 놋뱀 앞에서 제물을 드리고 분향을 하면서 그것을 신처럼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후에 히스기야 왕은 종교 개혁을 감행할 때에 우상의 재단과 함께 이 놋뱀도 부숴버렸습니다. 이러한 일은 놋뱀이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때에는 구원의 도구가 되었지만, 그것을 신성시하고, 섬기는 경우에는 그것이 우상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산당을 제하며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모세가 만들었던 놋뱀을 이스라엘 자손이 이때까지 향하여 분향하므로 그것을 부수고 느후스단이라 일컬었더라(왕하 18:4)."
십자가로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주님을 믿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만들고 소중히 여기는 일은 우리의 신앙에 유익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교회가 십자가를 만들거나 수중히 여기는 일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에 무슨 신비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간주하거나, 그것을 신성시하여 신처럼 섬기는 경우 십자가는 우상숭배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십자가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신앙에 유익을 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우상숭배의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십자가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라면 십자가를 만들어 사용하는 일을 금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출처:http://biblenar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