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수고했으나, 두 가지 과오로 비판 빌미 준 것 안타까워”
4.15 총선에서 범우파 세력이 참패하면서, 보수 우파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기독교계도 큰 충격에 빠졌다. 광화문 세력들을 흡수하며 야심차게 원내 진입에 다섯 번째 도전장을 던졌던 기독자유통일당도 또 고배를 마셨다. 이 같은 현실 앞에 한국 기독교계가 반성해야 할 점들은 무엇이고, 또 개선해야 할 점들은 무엇일까? 본지는 몇 달 전부터 광화문 세력들을 적극 독려하며 다시금 정치적 행보를 보였던 김진홍 목사를 총선 이후 다시 만나 이번 총선에 대한 총평을 들었고, 이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다음은 김 목사와의 일문일답.
보수는 개혁적, 진보는 합리적이어야… 친북 세력 너무 많아
전광훈 목사, 말 거칠지만 애국자… 진실된 크리스천 모았다
광화문 세력, 당 만든 것과 사회 물의 일으킨 것 2가지 실수
-선거 이후 변화를 체감하는 것이 있는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그 기간의 움직임을 보면 희망이 있다. 벌써 여러 단체들이 움직인다. 그런 흐름들을 다 공개할 순 없지만, 내가 가만히 보니 조짐이 좋다. 아마 선거를 승리한 사람들은 그런 것을 못 느낄 것이다. 저 사람들은 승리가 행복하니까. 그러나 이쪽은 생존 문제다.”
-여권으로서는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이 막중해졌으니,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 같지도 않다.
“세력 분포가 반반이기 때문에 걱정이 클 것이다. 내가 확언은 못하지만 이건 분열 증상이다. 민주당 안에도 좋은 인사들이 많다. 양식 있는 합리적 진보다. 보수는 개혁적이어야 하고 진보는 합리적이어야 한다. 민주당 내 합리적 개혁 세력이 그동안 발언을 못하고 변두리에 있었다. 이번 선거가 회복 기회였는데, 그렇지 않은 친북 주사파 계열 친문 세력이 너무 많이 (원내에) 진출했다. 그러면 양 세력의 균형이 깨지고 다음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 보수 애국 세력은 전략이 뛰어나야 하고 전략사령부가 있어야 한다. 자리의 문제가 아니다. 몇 사람들에 상담을 요청하길래 ‘조직을 만들지 말고, 각자 좋은 뜻으로 연대만 하고 균형만 잡아야 한다’고 했다. 박정희 독재에 맞섰던 민주화추진위원회 같은 조직은 안 된다. 그런 것을 만들면 공격의 대상이 되고, 거기서 자리 다툼을 한다. 그 중심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기구가 필요. 그런 것이 뜨지 않을까.”
-총선 기간 보수 기독교계의 역할에 대해 반성해 본다면?
“전광훈 목사가 작은 교단 소속이고, 말이 거친 게 있고 깔끔하지 못한 언어를 구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애국자이고 열정이 있다. 마음에 안 들어도 거기 모인 몇십만은 진실된 크리스천이요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그 점을 이해하고 거교회적으로 뒤를 밀어줬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광화문 세력을 흡수한 기독자유통일당이 또 고배를 마셨다. 어떻게 평가하나?
“(전광훈 목사가) 자기 혼자서 목숨 걸고 방방 뛰다가, 거기 또 치명적 과오 2가지를 범했다고 본다. 첫째는 어떤 이유로든 당을 만들어서 ‘분당 세력’으로 비친 것이다. 광화문 세력이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고 자기들의 목적을 가지고 당을 만들려 한 건가 하는 혼란이 생겼다. 교계 안에서도 그 운동에 비판적이었던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건수를 제공한 셈이고, 국민들 중에서도 못마땅하게 하던 사람들이 ‘그러면 그렇지’ 이런 식으로 말할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나 한다.
당선된 사람들을 보니 광화문 가서 열심히 한 사람들은 100% 낙선했고, 기독자유통일당도 50-60만표 선에서 멈췄다. 그분들은 500만표 이야기했고, 80만표가 돼도 2석 정도는 받을 수 있었는데 도달 못했다. 국민들에게 ‘광화문 세력과 기독교가 애국세력이다’ ‘나라 위해 끝까지 헌신하는구나’ 그런 이미지를 후반부에 그르치지 않았나 한다. 그 지지 분위기가 분산되니, 노련한 여권에서 본인(전광훈 목사)은 구속시키고 판을 깰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중국폐렴, ‘코로나19라고 해야지 중국폐렴이라고 하면 안 된다’는데 나는 일부러 그리 말한다. (중국이) 초기에 그 중요한 전염병을 숨겨서 몇백만이 (중국에서) 빠져나간 뒤에 (정보를) 개방했으니, 큰 죄를 인류에 지은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 의사들은 중국 사람을 막아야 한다고 7번이나 건의했다. 그런데 정부에서 어떤 이유에선지 안 막았다. 퍼진 뒤에 오히려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나 한다. 대처한 것은 의료인들이 목숨 걸고 한 것인데, 마치 정부가 잘한 것처럼. 프로페셔널한 수법 아닌가. 야권은 무방비했는데.
광화문 세력이 잘못한 것 두 번째는 예배를 강행한 것이다. 전국민이 질병이 확산될까 전전긍긍하는데 예배를 강행하니까, 신천지 수준까진 안 떨어졌다 쳐도 그 이미지가 나빠졌다. 사랑제일교회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강행하니까 서울시나 정부가 과감하게 공격할 수 있는, 나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계기를 줬다. 교계에서는 예배를 못 드리게 하는 게 종교 탄압이란 말을 많이 했다. 전략적으로 실패다. 앞장서서 안 퍼지게 하는 데 노력해야 하는데 근심거리를 줬으니. 광화문 뜨거운 햇빛과 추운 겨울 속에서도 그렇게 열심히 했던 수고가 막바지 대처를 잘못해서 부정적 이미지가 됐다. 참 아쉬운 대목이다.”
앞장선 사람에게 미비한 것 있더라도 거국적으로 힘 모아야
전 목사, 한 시대 쓰임받아… 이제 교회 전체 움직이게 해야
-전광훈 목사를 위시한 광화문 세력이 오히려 보수의 외연 확장엔 걸림돌이 됐다는 비판에 대한 견해는.
“결국은 그렇게 됐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의 의도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저도 전 목사를 3번 만났고, 광화문에서 수고하는 분들이 고마워서 토요 집회에도 2번 나갔다. 전 목사나 김문수 지사 같은 분은 선거 때까지 계속 토요일마다 나와 달라고 했지만, 저는 산에서 수도하는 사람이라 그렇게까진 제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그런 일을 하게 된다면, 앞장선 사람에게 다소 미비한 데가 있더라도 나라와 교회를 위해 거국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특별히 대통령 선거가 22개월 뒤다. 이번에 크게 반성하고 전열을 정비해서 22개월 뒤 대선을 준비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지 않으까.”
-이번에 석방된 전광훈 목사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당연히 (보석이) 돼야 한다. 진작 됐어야 했는데, 선거 끝났으니 더 가둬둘 필요 없다는 것이다. 본인에겐 다행이다. 이제 그의 역할은 마쳤지 않을까 한다. 한 시대의 사사로 쓰임받은 것이다. 푹 쉬시면 좋다. 고생하셨으니. 교회 전체가 움직이도록 맡겨야지, 소수가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에서 사퇴하라고 해서 (문 대통령이) 사퇴할 사람도 아니고. 잠자던 (교회의) 에너지를 깨웠으니 크게 쓰임받은 것이다. 사사기를 보면 난세에 16명의 사사들이 자기 역할을 하고 물러났다. 전광훈 목사님은 푹 쉬시고, 주위 사람들이 대신 역할을 맡아야 한다.”
-목사님 자신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되셨는데.
“고발당할 줄 알고 한 이야기다. 당해도 많아야 벌금 조금 나오는 것이니 신경 안 써도 된다. 선거법 있다고 할 말 안 하면 그것도 목사로서 함량 미달이다. 아닌 것을 아니라 하는데 법에 걸린다? 그러면 법이 고쳐져야지 말하는 사람의 책임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