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에 '고구마 전도왕'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고구마전도' 바람을 일으킨 김기동 집사. 20년이 흐른 지금, 그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신간 『고구마전도』는 김기동 집사의 이후 행보를 전한다. 그는 고구마전도왕으로 전국 각지 부흥회에 불려다니던 2000년대 초반, 뜻밖에도 미국 볼티모어의 한 한인교회로부터 풀타임 사역자로 초청받는다. 평신도로서는 파격적인 이 제안을 믿음으로 수락, 가족 모두가 미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8년 동안 이 교회 성도들과 영혼구원의 열정으로 똘똘뭉쳐 수많은 전도의 열매를 맺었으며, 남침례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할 기회를 얻어 목회학 석사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1년, 기도 중에 소명을 받고 미 브레아에서 '소중한 교회'를 개척, 지금까지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2018년에는 '고구마 전도'로 박사 학위(D. Min, 남침례신학교)를 받기도 했다.
이제 나이 지긋한 목사님이 된 그이지만, 전도에 대한 열정은 여느 청년의 열정 못지 않게 뜨겁다. 책에서 그는 "전도는 이웃사랑의 최고의 표현"이라며 "삶의 모든 분야에서 영혼 구원에 초점을 맞추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미국에서의 사역도 전도의 열기로 활활 타오른 시간이었다. 그는 전도학교를 열어, 성도들에게 전도야말로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가르쳤다. 또 '익었는지 일단 찔러보기', '하나님께서 익혀주실 때까지 기다리기'를 요지로 하는 일명 '고구마 전도법'을 전수, 성도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전도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성도들이 복음을 전하는 입을 열기 시작했고, 불신자 전도가 하나 둘 시작됐다. 첫 전도축제의 첫째 날, 교인 60명에 새신자 25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그날 이민자 2세였던 한 시각장애인 청년이 시력을 회복하는 기적이 일어나면서, 다음 날에는 그 청년의 가족 10여 명도 우르르 교회로 몰려들게 되었다. 본당이 은혜로 가득 차자, 축제 마지막 날에는 교인 400명이 본당에 모여들었다고. 새신자도, 기존 신자들도 은혜에 힘입어 새로워지는 시간이었다.
한 번은 마켓에서 젊은 중국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어느 만두가 맛있냐'고 물었더니 친절히 가르쳐주기에 고맙다 인사하곤, 바로 '예수 믿으시나요' 물어봤다. 여인은 30초 정도 가만히 있더니, 곧이어 자기 얘기를 술술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나에게 교회 가자고 하면 꼭 간다'고 마음먹고 있었다는 게 아닌가. 교회를 안 나가는 '식은 고구마'이지만, 갈급함이 있는 케이스였다. 바로 복음을 전했고, 여인은 울면서 영접기도 했다. 이렇게 '일단 찔러보는' 고구마전도법으로 미국에서 중국인 60명을 전도했다.
'고구마 전도법'은 다민족 전도에도 사용됐다. 당시 김 목사가 몸담고 있던 한인교회는 한인만 전도하고 있던 상황. 김 목사는 '한국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전도가 어렵다'고 말하는 성도들에게, "많은 민족이 있는데 그들을 전도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그러자 성도들은 '다른 나라 사람 전도해봤자 우리 교회에 안 올 것'이라며 꿈쩍하지 않았다.
이에 김 목사는, 전도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가르쳤다. 전도는 '교회에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전하여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가르치면서, 몸소 다민족 전도를 실천해 보였다. 그러자 성도들도 김 목사를 따라서 '고구마 전도법'을 사용해 외국인들에게도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의 '고구마 전도법'은 하나님이 이미 준비해 두신 사람인 '익은 고구마'를 찾기만 하면 되는 것이 전도라고 본다. 익은 고구마를 찾으려면, 젓가락으로 고구마가 익었는지 찔러보듯이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데, 네 마디 말이면 충분하다. '예수 믿으십니까?', '그래도 믿어야 합니다', '너무 좋습니다',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네 마디 말로 '익은 고구마'를 금방 찾아낼 수 있고, 처음엔 익지 않았더라도 하나님이 익게 하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찾을 수도 있다고.
김기동 목사는 "예수 믿는 우리는 모두 증인"이라며 "잃어버린 영혼을 찾으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깨달아서, 이제는 내가 영혼 구원에 조금이라도 동참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오늘 한 번 찔러보라"고 말한다.
고구마전도 ㅣ 김기동 ㅣ 규장 ㅣ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