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부의 한 성직자가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기독교인 살해', '기독교 파괴'를 목적으로 활동 중이라며, 기독교인 대상 테러와 박해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폭력에 평화적인 방법으로 맞서야 한다고도 했다.
인권단체 '에이드투더처치인니드'(ACN)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소코토의 매튜 쿠카(Matthew Kukah) 주교는 18세 가톨릭 신학대학생 마이클 엔나디(Michael Nnadi)의 장례식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이 죽음은 모든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의 운명을 비유하고 있다. 특히 북부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기독교인으로서 오늘날 우리 모든 남녀가 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나이지리아 북부는 마른 뼈들이 묻힌 큰 무덤과 같다. 소중한 우리 땅에서 가장 끔찍하고 잔인한 곳"이라고 말했다.
굿 셰퍼드(Good Shepherd) 신학대학교 소속 신학생 엔나디는 지난 1월 8일 이슬람 테러 단체에 납치된 4명 중 1명이었다. 이후 3명은 풀려났으나 그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주교는 이 같은 공격에 종교적인 요소가 없다는 견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보코하람이 무슬림도 죽인다고 해서 그들이 종교적인 색채를 띠지 않는 것인가? 납치범들이 무슬림과 이교도들을 분리시키거나, 기독교인들에게 개종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살인을 저지르는 증거들이 우리 앞에 있는데 이를 부인해야 하나?" 반문했다.
나이지리아 북부에서는 지난 몇 달 동안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범죄가 계속 이어져왔다. 1월 엔나디와 3명의 신학생들이 납치된 날, 풀라토주에서는 무슬림인 풀라니 목자들이 13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12월 26일에는 보르노주에서 IS 추종 세력에 의해 11명의 기독교인 봉사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카 주교는, 기독교인들이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말고 평화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분노하는가? 그렇다. 우리가 슬픈가? 물론 슬프다. 우리가 복수하려는 마음이 드는가? 참으로 그렇다. 배신감을 느끼는가? 물론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당연하다. 우리가 전쟁 중에 있는가? 그렇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하셨는가? 그분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유일한 한 가지 길은 비폭력이다. 이는 가는 이들이 적은 길이지만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