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서 예배드렸으면 사태 커졌을 것
예배가 문제인 양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던 명륜교회(담임 박세덕 목사)가 9일 두 번째로 '인터넷(유튜브) 주일예배'를 드렸다.
박세덕 목사는 설교에 앞서 성도들에게 경과를 보고했다. 그는 설교 도중 시편 137편 1절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에 대해 설명하며 잠시 흐느끼기도 했다.
박세덕 목사는 "어려운 시간 잘 보내고 계시는가. 그간 교회에서 일어났고 일어나는 사실을 설명드리겠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교회는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1월 29일 6번과 10번 환자가 격리 상태로 들어갔고, 다음날인 30일 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며 "주일예배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주일 오전 한 차례만 예배드리기로 했다. 그런데 31일 오전 질병관리본부(질본)과 보건소에서 교회를 방문했고, 그날 오후 10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구나 걱정이 됐고, 당회 장로님들과 의논해서 이렇게 영상 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2월 6일 밤 11시 30분 함께 예배드렸던 21번 확진자가 입원했다. 1월 26일 예배시 6번 성도의 앞앞 자리에 앉아 있었다가 10일만에 발병한 것"이라며 "그 분은 이미 보건소의 권면으로 자가 격리 상태였기에 더 이상의 확진을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박세덕 목사는 "만약 우리가 지난 주일 예배당에 모였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다. 다행히 현재 병원에 계신 네 분 다 건강하고, 곧 퇴원을 바라보고 있다"며 "지난 이틀간 상당히 걱정했는데, 하나님 은혜로 더 이상 문제가 벌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담임목사로서 질본과 보건소, 주민센터와 구청 등 관계기관들에 감사드린다"며 "현재 많은 성도들이 자가 격리 상태에 있는데, 어려움을 잘 참으시면 하나님께서 더 큰 은혜를 베푸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운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세간에서 '예배드리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마치 예배가 무슨 문제라도 있는 양 표현하는 분들이 있더라"며 "예배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범죄 단체라도 되는 양, 예배 때문이었다고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신앙적이든 일반적이든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영상 예배로) 예배 형태를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이 얼마나 심각한 사태인지 다 알지 못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이고 최선이었다"고 했다.
예배에서 '성전을 빼앗으신 하나님(겔 11:14-21)'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성전을 왜 빼앗으셨을까. 지금 우리가 겪는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은 그 섭리를 이루고 계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 이루기까지, 우리는 그 뜻을 다 알 수 없다"며 "이 모든 일이 지나가면 그 깊으신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왕좌왕하지 않아야 한다. 유다 백성들이 포로 생활을 끝내고 꿈꾸는 것 같은 기쁨으로 이스라엘에 돌아갔듯, 우리도 다시 함께 예배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박 목사는 "우리는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의 성전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유다 백성들의 포로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며 "우리가 성전으로 올 수 있든 그러지 못하든, 신앙생활만큼은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알기까지, 에스겔과 다니엘, 에스라처럼 함께 기도하자. 그러면 하나님의 집 명륜교회에서 다시 기도하고 예배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