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나라 40여 명의 교회 지도자들은 홍콩 정부가 시위대를 향한 폭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는 2일, 교회 지도자들은 "홍콩 의회, 행정부가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한 폭력에 대해 철저히 국정 조사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의 폭력적 진압에 대한 국정조사는 시위대의 핵심적 요구사항이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크리스마스와 새해 기간 동안 경찰이 계속해서 시위대를 향한 폭력을 가중시켜온 데 우려를 표명하며 홍콩 경찰의 개혁을 촉구했다. 서한에는 전 로체스터 성공회 지부 주교 Michael Nazir-Ali, 아시아 성공회 연합 대표 주교 Charles Muang Bo 등을 포함해, 전 영국 외교부 장관 Sir Malcolm Rifkind, 전 영국 하원 대변인 John Bercow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홍콩 정부가 홍콩 시민들의 외침을 적극 경청하고, 홍콩 경찰이 폭력적 진압을 자제하도록 제어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홍콩 자치구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압승을 거둔 만큼, 이들이 요구한 개혁안을 홍콩 정부는 적극 이행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과 외교부 장관 도미니 랍(Dominic Raab)을 향해 "홍콩 시민들이 자유를 향해 싸우도록 독려해야한다"면서 "홍콩 시민들의 인권과 자유, 그리고 부당한 폭력으로부터의 보호"에 '앞장설 것'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홍콩 정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단순한 희망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선 홍콩 시위대의 폭력적 행동이 경찰의 과잉 진압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는 2일자 보도에서 "범 민주진영이 홍콩 자치구 시위에서 압승 했음에도, 이들의 폭력적 행동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홍콩 경찰은 새해 축제 기간 동안 400여명의 시위대를 구속했다. 시위대 군중들이 무기를 들고 경찰의 저지선을 무너뜨린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홍콩 금융 지역에서 스프레이, 해머로 은행과 ATM 기기를 부수고,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망가뜨린 추가 혐의로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과격한'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고 AP는 밝혔다.
이에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스프레이, 최루탄, 물대포로 응수했다. 홍콩 정부는 최소한의 대응이었다고 해명했다. 총경인 Ng Lok-chun은 "홍콩의 금융, 쇼핑지구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교통을 방해하고, 행인들의 보행을 막는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 물 대포 등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반면 시민 인권 수호대(the Civil Human Rights Front) 부대표인 에릭 라이(Eric Lai)는 "이런 끔찍한 폭력을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경찰이 물 대포, 최루탄 등으로 우리를 자극하기보다, 정당한 우리의 외침을 알리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시위대가 쌍방을 향해 비난을 가하면서, 시위는 지금까지 폭력 사태로 자주 번져왔다. 홍콩 범죄인 인도 조례를 막기 위해 작년 1월부터 시작된 홍콩 시위는 약 100만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양극화, 집값 폭등,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폭증했고, 홍콩 범죄인 인도 조례가 결국 시민들의 뇌관을 건드렸다.
이는 홍콩이 중국 정부에 의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로 번지면서 결국 반중(反中) 시위로 폭발했다. 홍콩 행정부는 시위대의 요구에 못 이겨 작년 7월 범죄인 인도 조례 철폐를 선언했다. 범 민주진영은 홍콩 자치구 선거에서도 압승했지만, 홍콩 행정부의 완전한 개혁을 외치며 시위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홍콩 행정부 장관인 캐리 람 (Carrie Lam)은 새해 신년사에서 "지난 한 달간의 시위는 매우 실망스럽고, 분노를 자아내며, 슬프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홍콩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도 헌신을 약속 한다"면서 "시민들의 요구에 겸손하게 청종해, 시위가 끝나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과 연합해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 체제에 반기를 드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