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패턴이다
랜디 타란 | 강이수 역 | 유노북스 | 402쪽
감정 처리 힘들어... '감정대리인' 찾는 사람들
긍정적 감정 다루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으나
부정적 감정은 상황 달라... 문제 생기기 쉬워
<트렌드코리아 2019>라는 책에 보면, 소비트렌드 가운데 '감정대리인'이 등장한다. 자기감정을 스스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감정대리인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 화났다"는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고, 연애나 여행을 액자형 관찰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신 경험한다. 대신 욕해주는 페이지에 들어가 차오른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으로 감정을 '외주' 준다. 본능적이고 삶에 필수적인 감정 표현을 대리인에게 맡기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감정에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 긍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행복, 인정, 사랑 같은 감정들은 언제든 환영할 수 있다. 이런 감정들은 기분 좋게 하는 감정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들과 반대편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은 상황이 다르다. 빙산처럼 거대한 두려움, 불타오르는 분노, 캄캄한 동굴 같은 절망이 몰려 올 때 너무나 힘이 든다. 이 감정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때가 많다.
바울도 마가 전도여행 동행 문제로 어려움 겪어
순식간에 급변하는 감정들과 공존하며 살아야
한국 여인들 속으로 삭이다 '한' 맺히고 '화병'에
인생의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바울은 위대한 사도이다. 이런 사도도 사도행전 15장에 보면 마가를 2차 전도여행에 데리고 가는 문제로 동역자 바나바와 심하게 다투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바울은 1차 전도여행 중에 집으로 돌아간 마가를 다시 데리고 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같이 화를 낸 것이다. 결국 이 일로 인해 바울과 바나바는 따로 전도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 정체를 이해하는 것은 고사하고 겪어 내는 것만도 충분히 벅차다. 그렇다고 우리가 차분히 돌아봐 줄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지 않는다.
감정은 순식간에 급변한다. 우리는 이런 감정들과 공존해야 한다. 살아 있는 동안 감정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감정을 마주하기보다 외면하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은 불편한 감정을 깊이 억누르면서 '속으로' 삭인다. 특히 예전 한국 여인들은 이 부분이 강했다. 그것을 '한'이 맺혔다고 표현하다. 불편한 감정을 깊이 억누르고 한이 맺힌 한국여인들은 화병(火病)을 가지게 되었다.
불편한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가장 수월한 방법이지만 그것이 훗날 나를 힘들게 하는 불청객이 되어 되돌아 올 수 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힘든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며 주변 사람을 닦달하거나 자기 자신을 몰아세운다. 이 두 가지 모두 감정을 다루는 좋은 방법은 아니다.
감정 어떻게 다룰지 모르는 현대인들 위한 책
저자, 10대 딸 우울증 계기로 '행복 프로젝트'
감정, 단계별로 끓어오른 뒤 서서히 누그러져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큰 유익을 준다.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책의 저자인 랜디 타란은 전 세계에 행복의 기술을 전파하는 비영리단체 '행복 프로젝트(Project Happiness)'의 설립자이자 CEO이다.
저자는 10대 딸이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을 알았지만, 어떤 해결책도 소용이 없었다. 전문가에게도 의견을 구해봤지만, 오늘날 우울증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가장 심각한 고통의 원인이라는 사실뿐이었다.
이것은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 일을 겪은 후, 저자는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공유하고자 마음먹는다.
이후 영화계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2011년 다큐멘터리 영화 <행복 프로젝트>를 제작한다. 영화는 3개 대륙에서 온 청소년들이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조지 루카스, 리처드 기어, 뇌과학자 리처드 데이비슨, 급기야 인도로 건너가 달라이 라마까지 인터뷰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영화는 그 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를 비롯해, 인디페스트, 샌디에이고, 루체른, 라스베이거스, 뭄바이 등 11개 지역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저자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비영리단체 '행복 프로젝트'를 설립,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긍정심리학, 신경과학, 마음 챙김 명상을 결합한 '행복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이 커리큘럼은 현재 미국을 비롯해 120여 개 나라의 지도자, 카운슬러, 학생, 교사들에게 사회적, 감정적 학습 커리큘럼으로 제공되고 있다.
저자는 감정에도 '단계'가 있다고 말한다. 감정은 끓어오른 다음에는 곧 서서히 누그러지는 단계가 찾아오게 된다.
이 때 지나간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감정이 폭발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신체적 변화를 느꼈는지, 감정이 어떤 식으로 흘러갔는지, 그리고 결과는 어땠는지 등을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이런 반성의 기회를 잘 이용하면 감정도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감정의 패턴 인식하고 주도권 잡으면 변화해
감정의 그늘 수용하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
감정, '우리를 돕는 명확한 내면의 소리' 정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감정의 패턴을 인식하고 감정의 주도권을 잡으면 변화가 생긴다. 내가 이 사실을 받아들인 다음부터 나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 나는 감정의 그늘까지 모두 수용하게 되었고, 전보다 감정의 패턴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왜냐하면 일단 감정을 이해하고 나면 더 이상 예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내 감정과 단짝이 된 기분이다. 더 이상 예전처럼 감정과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개인적 역량을 발휘하기도 훨씬 쉽고 자기중심적인 한계에서 벗어나기도 쉽다. 전에 느껴 본적이 없는 해방감과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뿐만 아니라, 내 인생을 스스로 주도해 나간다는 느낌이 확실히 커졌다. 이것이 바로 내가 당신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의 모습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10가지 감정을 선별해서 심도 있게 전개해 나간다. '두려움, 불안, 슬픔, 분노, 죄책감, 욕망, 자신감, 행복, 관용, 사랑'.
저자는 먼저 감정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그런 감정이 찾아오는 원인을 밝힌다. 이것에서 그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마지막으로 구체적으로 이 감정을 이겨나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면서,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감정은 우리를 돕는 명확한 내면의 소리다. 부정적인 감정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참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다.
다양한 감정을 다루고 헤쳐 나가며 교훈을 얻는 과정에서 우리는 감정을 선택할 수 있고 세상은 우리가 선택하는 대로 펼쳐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덧없이 생겨났다 사라진다. 감정에 집착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는 한 감정은 곧 사라진다. 애정 어린대화, 맛있는 식사, 아름다운 자연 경관처럼 좋은 것들을 음미하고 있을 때, 감정은 우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비록 힘든 상황에 있더라도 감정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 준다. 그리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나면 우리 앞에 새로운 선택을 제시해 준다.
당신에게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당신 안에 있는 모든 감정을 되살리고, 그 감정들이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게 하라."
정서적 존재로 창조... 감정, 하나님 주신 '선물'
사람들에겐 숨겨도... 하나님 앞에 감정 표현을
기도할 때 모든 감정 토설해 놓으면 받아주신다
노만 라이트는 이런 말을 했다. "감정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서적인 존재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타락으로 인해 인간의 정서 생활은 왜곡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정서 자체를 멸시하고 내쫓고 묵살하고 무시해서는 결코 안 된다."
감정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 감정을 우리가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나쁜 결과를 가지고 올 수 밖에 없다.
감정은 우리 인생 여정의 함께 하는 친구이자 길잡이다. 감정에는 에너지가 있다. 따라서 감정의 패턴을 알고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면 모든 감정은 우리에게 유익을 줄 수 있다.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감정을 때로 표현해야 할 때도 있고 숨겨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기도할 때 하나님 앞에 우리 속에 있는 모든 감정을 다 토설해 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다 받아주실 수 있는 넉넉한 가슴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감정이나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정직한 분이었다. 예수님은 감정을 억압하지 않으셨다. 화가 날 땐 화도 내셨고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향해서는 욕도 하셨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솔직하게 하나님께 십자가의 잔을 마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고백하셨다.
미숙한 사람은 감정에 따라 살아가지만, 성숙한 사람은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 파도를 막을 수는 없지만 파도타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감정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이 선물을 우리가 잘 조절하지 못해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리스도인은 나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인정하고 선택함으로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희망도 습관이다'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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