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음식 냄새보다 사람 소리가 먼저 들린다. 식탁을 넘어 다른 자리까지 넘어가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도 있고, 바로 앞 사람에게도 들릴까 말까 소근소근 얘기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먹는 시간보다 말하는 시간이 더 길지만 자리에서 일어서면 무엇이 남을까? 내용은 없고 그저 말했다는 사실과 들었다는 생각만 있을 뿐이다.
그저 점심시간의 수다라면 듣거나 말거나 나 혼자 속 시원하면 그만이지만, 비즈니스 자리에서라면 이것은 재앙이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상대가 기억조차 못한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게 만들겠는가?
이토 요이치의 “1분 전달력”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도쿄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기업금융과 사업 재생 지원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러던 중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인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에 들어가서 훈련 받았다. 현재는 ‘Yahoo! 아카데미아’라는 기업 내 대학의 학장으로 차세대 리더 육성을 담당하고 있으며, 동시에 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의 멘토와 어드바이저로 활약하고 있다.
‘1분 전달력’은 가장 근본적인 사실에서부터 시작한다. 그것은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상대가 하는 말의 80%는 듣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과를 얻게 만들려면 ‘전달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1분안에 설명할 수 있는 전달력. 이토 요이치는 1분내로 요약되지 않는 이야기는 결국 몇 시간을 늘어 놓아도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기업의 임원이나 상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지 않는다. 그들이 베푸는 아량은 고작 1분여 남짓일 뿐이다. 그 안에 그들을 움직일 수 있는 스토리를 담아 내야 한다. 그것이 전달력(프레젠테이션)이다.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어떻게든 상대를 내가 바라는 목표 쪽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무조건 움직여야 성공이다. 사람은 좌뇌로 이해하고 우뇌로 느껴야만 비로소 움직인다. 그래서 저자는 피라미드 구조로 스토리를 만들라고 말한다. 피라미드의 가장 꼭대기는 결론이다. 비즈니스 예절 수업 등에서는 ‘결론을 먼저 말하라’고 가르친다. 결론은 상대가 움직일 방향을 제시한다. 그러나 결론을 말하려면 근거(이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근거는 세 개쯤 드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주장과 근거를 이어주는 예를 들면 피라미드의 3단계가 완성된다.
이 피라미드 구조로 주장과 결론을 구축하면, 다음은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깔끔하고 간단하게”로 요약할 수 있다. 매번 더 깔끔하게, 더 간단히 만들 수 없을까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어려운 말은 필요 없다. 중학생 수준의 단어를 사용하여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어려운 단어를 만나면 딴 생각을 한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유머가 필요 없다. 어설픈 유머로 청중을 썰렁하게 만드는 것보다 안 하는 것이 훨씬 낫다. 비즈니스에서 재미란 오직 논리뿐이다. 상대는 내 유머 실력이 아니라 논리적인 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한마디가 - 이 책에서는 초일언(超一言) -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다 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친구들도 도대체 왜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지 답답한 가슴만 두드리지 말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라.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내가 움직이게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그것을 어떻게 하면 깔끔하고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1분 안에, 한 단어(초일언)로 표현할 수 있는가?” 한도 끝도 없는 답답한 마음이 ‘1분 전달력’으로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