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둘째 날 저녁 15만명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하기 전 북한의 집단체조를 관람한 가운데, 해당 공연이 '아동 인권 침해의 상징'으로 국제 인권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에서 "평양시 중구역 능라도 소재 북한 최대 규모의 종합체육경기장인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1시간 동안 15만명의 관객과 함께 관람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9시부터 무려 1시간 20분간 진행됐다.
그러나 데일리NK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북한의 집단체조가 아이들을 오랜 기간 혹독한 환경에서 엄격한 연습을 반복시키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침해하는 아동권리 위반 요소가 많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공연을 주로 관람하는 북한 관광객들이 아동 인권 침해 사실을 대부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발간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는 '빛나는 조국'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아리랑 체조'에 대해 "공연을 관람하는 많은 관광객들은 집단체조 참여를 강요받는 아이들이 겪는 인권 침해에 대해 대부분 모른다"며 "훈련은 거의 1년 내내 진행되며, 4-6개월간 수업도 듣지 못한 채 하루종일 연습해야 하고,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면 체벌을 받거나 저녁 연습을 추가로 해야 한다"고 폭로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도 아이들이 집단체조에 동원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다고 한다. 데일리NK는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자녀들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땡볕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도 힘들다"며 "기념일 때마다 벌어지는 집단체조 놀음에 대놓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이들도 있고. 집단체조에 동원되는 학생의 부모들은 굉장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공연이라고 한다. 특히 북한 체제의 우월성과 정당성, 결속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아동 인권 침해 논란과 함께 우리나라 정상이 관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11년 전인 2007년 방북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북한의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관람해 논란이 됐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평양시민 대상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우리 겨레와 전세계에 엄숙히 선언했다"며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으니, 우리 강산을 영구히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북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봤다"며 "우리 민족은 강인하며 평화를 사랑하고 함께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분간 연설하는 가운데, 평양 시민들은 총 12차례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