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지난 27일 미국 복음주의 지도자 1백명을 대상으로 초청 만찬을 베풀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국빈 초대 만찬'(state dinner)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복음주의 리더십 명예의 전당'에서 열렸다. 이날 만찬에는 프랭클린 그래함, 제임스 돕슨, 그레그 로리 등 유명 목회자들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에 비공식적으로 조언해 준 수십명의 복음주의 목회자, 전도자 및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또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 국토안보부 장관 벤 카슨,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부 비서관, 국제 종교 자유 협회 샘 브라운백 대사가 참석했다. 이 행사는 영부인 멜리니아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주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 연설에서 "우리는 오늘 미국의 신앙, 가족, 자유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왔다. 지난 몇 년간 알고 있듯이, (이전) 정부는 종교 자유를 훼손하려 했지만 신앙 공동체에 대한 공격은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한 보수적인 복음주의자들과의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낙태나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의 종교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그의 행정부가 어떤 단계를 거쳐왔는지 설명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낙태 반대에 있어 어떤 승리를 했는지, 전 세계의 종교 박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소개하기도 했다고.
그는 "보수주의자들의 지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지만 많은 것들을 돌려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참석한 목회자 중 한 명은 "실제로 당신이 약속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주셨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만찬 행사 전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 대형교회 목회자인 잭 그래함, 프랭클린 그래함, 제리 팔웰 주니어, 플로리다 TV 전도사 폴라 화이트(Paula White) 등 소수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을 개인적으로 만났다.
이 모임에 대해 텍사스 주 플라노에 있는 프리스톤 우드 침례교회의 선임 목사이자 전 남침례회 대표 잭 그래함은 C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 중 모임에 참석한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마이크를 건넸다"면서 "35분에서 40분 정도 진행된 이 모임에서 목회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8개월 동안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해왔던 일들에 대해 감사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래함 목사는 이 회의에서 "우리가 믿는 믿음과 사랑을 표현했다. 그 곳에는 많은 설교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이 현존하셨다고 믿는다. 대통령과 성경구절을 나누었고 진리와 사랑이 전달되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2018년 중간 선거에서 부정적 결과가 나오면 트럼프의 첫 18개월 동안의 행보를 위태로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래함 목사는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까지) 우리의 조심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영적 전쟁이며, 이 전쟁의 승리는 우리의 무릎에 달려있다"면서 "대통령과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 회의에 참석한 다른 주목할만한 복음주의 지도자는 가족 연구위원회 회장 토니 퍼킨스, TV 복음전도자 케네스 코플랜드, 신앙 자유 연합의 랄프 리드, 메릴랜드 주교 해리 잭슨, 히스패닉 복음주의 지도자인 사무엘 로드리게스(Samuel Rodriguez) 목사 등이다.
또 다른 주목할만한 참석자들은 백악관 고문인 사라 샌더스(Sarah Sanders), 트럼프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Ivanka Trump) 고문과 그녀의 남편 자레드 쿠쉬너(Jared Kushner) 백악관 보좌관이다.
한편, 이 모임은 좌파 성향의 기독교인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이 모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또 다른 시도 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우리는 미국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기도했으며 우리의 의견을 표현할 목소리와 문이 열리길 원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그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만남이 보여주기식 행사일 뿐이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진전이 일어나고 있으며 2년 내에 이러한 것들이 성취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또한 만찬에는 지난 여름 남침례회 회장으로 선출된 J.D.그리어 목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평소 교단이 정치적 개입을 하는 것에 대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기에 그의 이번 백악관 참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리어 목사는 트위터에서 "모든 결정을 신중히 검토하고 정치적 스펙트럼을 넘어 여러 지도자들과 상의했다. 다른 지도자들의 견해를 듣고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