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시교회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세계교회의 주목을 받아 온 북경의 시온교회(에스라 진 목사)가 중국 당국의 핍박으로 결국 폐쇄됐다. 지역 공안은 지난 7월 5일, 북경의 가장 큰 가정교회인 시온교회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성도들을 위협하며 교회를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규정했다.
2007년 50명의 성도로 시작한 시온교회는 11년만에 전국 8개 캠퍼스에 1,600명 이상의 크리스천 회원을 보유하는 교회로 비교적 자유롭게 성장했다. 성도 중에는 변호사, 의사, 회계사, 교수 등 도심의 젊은 지식층도 상당 수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 동안은 중국 정부로부터 폐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지난 4월 10일, 건물주가 화재 안전과 사람이 지나치게 붐비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 내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려고 한 데서 문제는 불거졌다. 교회는 감시카메라를 통로에 설치하는 것은 동의하나 예배당에 설치하는 것은 거부했다. 그러자 교회에 물과 전기 공급이 중단됐고, 건물주는 2023년까지의 임대 계약을 무효화했다.
공안은 이처럼 감시카메라 설치 시도와 집주인에게 교회 임대 갱신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했을 뿐 아니라, 교회 위챗 계정을 폐쇄하고,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 경우 더 나은 교육과 직업, 재정적 이익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요구를 받은 성도들만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성도는 공안의 요구를 수용했고, 삼자교회나 불교, 혹은 도교로 개종할 것을 강요받았다. 중국 정부의 제안을 따르지 않은 성도들은 그 이후 감시의 대상이 됐다.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 지역 매니저인 지나 고(Gina Goh)는 "중국 가정교회에 대한 최근의 단속은 시진핑 정권의 종교 자유를 무시하는 처사"임을 분명히 했다.
북경 내 가정교회들도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 2월 이래 중국 가정교회는 전례 없는 새로운 환경에 직면했다. 북경, 상해, 사천, 광동, 허난을 포함한 여러 곳에서 다양한 원인으로 각각 다른 압박을 맞닥뜨려왔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중국 당국의 기독교 박해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일으켰고, 종교계의 애국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 또 사회와의 갈등을 심화시켰으며 이러한 추세는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북경 가정교회들은 성명에서 중국 헌법 제33조 3항에 의해 국가가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해야 하며, 제36조에서 공민이 종교적 신념의 자유를 누릴 것을 요구하며 "정부가 종교인들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보호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우리의 믿음은 성경을 따르며 기독교 전통에 합치함을 선언하고, 우리의 믿음에 타협하지 않는 헌신을 성명한다"고 밝혔다.
에스라 진 시온교회 목사는 "우리가 새로운 장소를 찾아도 공산당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상황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두렵지 않다. 하나님께서 어디로 이끄시든 순종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약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전문 사역자는 "그동안 중국 도심에서 이뤄진 놀라운 교회 부흥의 역사가 기적이라 생각됐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중국 정부의 노골적이고 조직적인 박해를 받고 있는 중국 기독교가 더 큰 부흥의 계기가 되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사역자는 "사도행전을 보면 핍박 받은 성도들이 흩어지면서 복음이 더 넓은 지역까지 전파됐다"며 "중국 정부의 핍박으로 1,600여 시온교회 성도가 삼삼오오 흩어지겠지만, 이들에 의해 복음이 중국 사회 구석구석, 더 넓은 지역으로 전파되는 동일한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