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봉 교수
(Photo : ) ▲한윤봉 교수


과학은 크게 자연과학과 역사과학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과학은 자연의 여러 현상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로서 관찰과 이론과 실험이 중요하다. 특히, 이론이 과학적 사실이나 법칙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험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험과학이라고도 한다. 역사과학 은 과거에 발생한 사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로서 기원과학이라고도 한다. 역사적 사건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증거물, 현장을 목격한 증인, 사건에 대한 상세한 기록물 등이 있어야 한다. 이론적 접근은 가능하지만, 실험으로 증명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특히, 기원과학의 어려움은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관한 기록이 인류 역사에는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성경 창세기에는 천지만물(天地萬物)의 기원과 인류 초기 역사에 대한 기록이 6하 원칙에 따라 연대기적으로 간략하지만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우주와 생명체의 기원에 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연구하지만, 자연과학을 통해서 기원과학을 해결하려는 모순을 갖고 있다. 즉, 기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연과학적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현재 관찰되는 현상을 과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 때문에 믿음에 따라 보는 관점과 해석이 다르게 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우주와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우주와 생명체의 기원에 관한 문제를 풀 때, 같은 사실이지만 믿음과 세계관에 따라 창조론적으로, 진화론적으로, 또는 유신진화론(진화창조론)적으로 해석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창조론을 믿는지 진화론을 믿는지에 따라 '사람'에 대한 해석과 적용이 달라진다. 성경적 창조를 믿는 사람들은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창조물이며, 인류의 조상은 아담이며,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죄인이 되었으며, 죄의 댓가로 죽게 되었으며, 이 세상에서 하나님께 영광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반면에 진화론을 믿는 사람들은 "인간은 우연히 생겨난 동물에 지나지 않으며, 인류의 조상은 아담이 아니며, 아담 이전에도 죽음이 있었으며, 원죄란 없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살다 죽으면 된다"고 주장한다. 일부 크리스천 지성인과 과학자들이 이런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양쪽을 혼합한 타협이론(예, 진화적 창조론, 다중격변론)을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은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을 받지 못하며, 오히려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더 큰 문제점은 진화가 과학적 사실로 판명되지 않을 경우, '많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21C 첨단과학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과학제품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과학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또한 사람들은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 하며,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면 틀렸다 하고 믿으려 하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창조주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천지만물을 창조했다'는 것은 비과학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으며, 성경(특히, 창세기)는 과학적으로 틀렸다고 한다.

진화론을 믿는 과학자들은 창조의 증거가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창조론은 과학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창조주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창조론은 과학이 아닌 종교라고 한다. 따라서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은 과학이 아닌 종교이기 때문에 공교육 기관에서 교육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화론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연에서는 한 종류의 생명체가 다른 종류로 진화하는 어떠한 과정도 관찰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을 주장하는 이유는 진화를 과학적 사실로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화론도 창조론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과학이 아니다. 그러나 공교육 현장에서는 관찰할 수도 없고 과학적인 증거가 없는 진화론을 과학이란 이름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과학이 도대체 무엇이 길래 창조주가 없다고 할까? 과학이 증거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과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과학이 무엇인지 모를 때 사람들은 '과학'이란 이름으로 잘못된 주장과 비판을 하게 된다. 현대인들은 과학에 관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과학에 대하여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면 과학의 정의는 무엇인가?

자연과학의 정의는 '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들을 찾아내어 밝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진화와 빅뱅'을 과학이라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생명이 있건 없건, 각각 고유한 특성들, 즉 비밀들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 비밀들을 밝혀내기 위하여 밤새워 연구한다. 과학의 정의가 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들을 찾아내어 밝히는 것이라면, 그 비밀들은 어떻게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을까? 밝혀진 과학적 사실과 법칙들이 증거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현대과학은 해답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많은 전문적인 과학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 속담에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랴?'란 말이 있다. 즉, '원인 없는 결과란 있을 수 없다'란 뜻으로 비밀은 스스로 존재하지 않음을 뜻한다. 누군가가 만들어서 숨겨 놓을 때만 비밀은 존재한다. 자연 속의 수많은 비밀들, 위대한 과학자들이 밤을 세워가며 연구해도 밝혀내기 힘든 오묘한 비밀들! 그 비밀들은 누군가가 만들어서 자연 속에 숨겨 놓지 않았다면 존재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 비밀들을 만들 수 있는 분이 있다면, 그 분이야 말로 우리 인간이 상상할 수도 없는 지혜와 능력을 가지신 창조주임에 틀림이 없다. 따라서 창조주가 자연속의 모든 비밀들을 만들었다면, 이러한 비밀들을 간직하고 있는 자연과 그 밝혀진 과학적 사실들은 창조주의 존재를 입증해야 한다.

사람들은 과학을 이용하면서 하나님을 부인하지만, 과학은 결코 창조주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천지만물이 창조의 결과임을 입증하고 있다. 창조주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면서 자연 속에 수많은 비밀들을 숨겨 놓았음을 깨닫게 될 때, 기독교 신앙과 과학은 뗄 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창조 현장을 보지 못했지만, 창조가 사실이라면 피조세계에는 창조의 특징들이 나타나야 한다. 그 특징들은 일정한 모양과 질서와 지적인 정보를 말하는데, 놀랍게도 천지만물이 최고 수준의 질서와 일정한 모양과 정보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징들은 인간의 지혜와 능력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것들로서 창조주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의 결과들이다(로마서 1장 20절). 자연 속에 숨겨진 창조의 비밀들을 관찰하고 밝혀내는 게 과학이기 때문에 과학이 증거하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친 진화가 아니라 창조주에 의한 창조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 자연 속에 수많은 창조의 비밀들을 숨겨 놓았음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과학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며, 성경적 창조신앙과 과학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윤봉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 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미래에너지소재소자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