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의 청소년들이 백악관 앞에서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청소년 수십 명이 워싱턴 D.C. 백악관 앞 도로에서 플로리다주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따른 총기 규제 강화를 호소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일부 학생들은 도로에 드러누운 채 가슴 위에 두 손을 얹는 자세를 취했다. 다른 학생들은 "다음은 제 차례인가요?"(Am I next?)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서 있었다.
지난 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소재한 마저리스톤맨더글라스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가 벌어져 17명이 사망했다.
이후 미국에서는 더 이상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개혁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는 학생, 교사,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 시위에 참석한 한 고등학생은 "우리의 분노를 표출해 미국에 변화를 만들고 총기 규제를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며 "매일 등교하며 부모님께 인사할 때마다 다시 못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고교 총기 사건을 계기로 총기 구매자들의 신원조회를 강화하자는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존 코닌 상원의원(공화당)과 만나, 작년 가을에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당)과 함께 발의한 초당적 총기규제 법안에 대해 논의했고 신원조회 강화에 대한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범죄자들의 총기 구매를 방지하기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운영하는 국가범죄경력조회시스템(NICS)을 통해 범죄 정보를 직접 갱신, 입력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총기 소지를 찬성하는 입장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규제 강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총격에서 생존한 학생들이 백악관 시위에 나서는 등 전역에서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입장을 선회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