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 정보부 분석가의 브리핑을 받았다.
인질정책 전문가인 여성분석가는 오랫동안 파키스탄에 인질로 잡혀있던 한 미국인 가족이 풀려나게 된 내용을 설명했다.
그녀가 브리핑을 마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의 질문을 했다. "Where are you from?" 어디 출신이냐고 물은 것이다. 그 정보분석가는 뉴욕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답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Where are you from?"
여성 분석가는 살았던 지역을 말하는 것인줄 알고 맨하탄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은 대통령이 원하는 답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 동석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대통령은 당신네들(your people)이 어디에서 왔느냐는 것이었다. 여성 분석가는 자신의 부모님이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서야 한 보좌관을 향해 "왜 이렇게 아름다운 한국 여성이 우리 정부를 대표해서 북한과 협상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NBC 뉴스는 지난 12일 이같이 보도하며 그날 동석했던 다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이 이 질문으로 그녀를 모욕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문화적 민감성과 예의의 부족함이 드러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말은 한인계 미국인들(Korean Americans)은 완전한 미국인이 아니라는(less American)식이 많은 미국인들 가운데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인 2세인 제시카 이 미주한인위원회(CKA·Council of Korean Americans) 정책국장은 "Where are you from?"이라는 질문은 자신에게도 너무나 친숙한 질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어떤 것이든 이 질문은 한인들이 아무리 오랫동안 미국에 살아도 많은 미국인들에게 한인들은 여전히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지난 17일 포춘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에 약 2백만명의 한인계 미국인들이 살면서 투표하고 세금내고 이 나라를 사랑하고 있지만 한인들이 덜 미국인인 것처럼 보여지는 인식은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인들의 정치력이 미약해 의회에서 잘 대변되지 않고 있고 주류 언론에 띄지 않고 있다며 정치력 신장 등 한인들의 적극적인 미국사회 참여와 기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원외교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그녀는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외교를 할 때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는 등 자신의 한인 유산이 큰 도움이 되었다며 아시아 국가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면 부모의 출신국이 아니라 능력과 열정으로 자신이 하는 일을 결정할 수 있는 다인종 국가, 미국의 시민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미국이 북한을 군사공격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인들의 미국에 대한 충성심을 묻는 질문에 깨어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미국에 대한 우리의 충성심을 의심하는 자들의 생각을 고쳐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