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신간] Faith Alone, Karl B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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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arl Barth: An Introductory Biography for Evangelicals
저자: Galli, Mark
출판사: Eerdmans Publishing Co, WM. B.
지난 20세기 서구 개신교 신학에서 소위 '신정통주의'의 대표적 신학자로 알려진 스위스 바젤 출신의 칼 바르트에 대한 소개와 이해는 두 갈래로 나뉘어 졌다.
'신정통주의(Neo-orthodoxy)'라는 개념에서부터 '새로운 것(Neo)'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보면 바르트는 정통주의에 발목이 잡혀있는 '구닥다리'의 일종인 셈이다. 그러나 '정통주의(Orthodoxy)' 입장에서 보면 바르트는 정통주의의 옷을 입고 있지만, 그 신학의 내용은 정통주의와는 전혀 다른 '신신학(新神学)'으로서 마땅히 경계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르트 신학이 이러한 양면의 야누스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영국 에딘버러의 신학자 토마스 토런스는 1962년에 "칼 바르트는 지난 수세기 동안 등장한 인물들 중에 가장 위대한 신학의 천재이다"라고 평했다. 이 책의 저자 마크 갤리는 현재 'Christianity Today' 편집장인데, 토런스가 바르트를 왜 '신학의 천재'라고 평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입장에서 7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①신학의 천재 바르트는 엄청난 독서광이었다. ②그는 기독교 2천년 전통의 자료를 섭렵하는데 남다른 능력이 있었다. ③그는 단순히 빠른 시간 내에 자료를 섭렵하는 능력뿐 아니라, 그 자료에 몰입하는 능력이 있었다. ④그는 자신이 소화한 자료를 근거로 오늘의 문제들에 대해 사려 깊고 신선한 관점에서 주로 강의와 논문들과 저서들을 통해 적극적으로 응전했다.
⑤바르트는 아침 8시부터 강의를 시작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후 오후 3-4시까지 공부에 집중했다. 그 외에 외국에 가서 강연도 하고, 대화의 시간도 가지고, 책을 출판하는데도 힘썼다. 평생 그렇게 했다. ⑥그의 천재성은 당시 신학계의 잘못(주로 자유주의)을 무너뜨리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것을 세우는데 더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⑦그는 자신의 시대를 위한 긍정적 공헌을 할 뿐 아니라, 그 이후 세대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영향력을 남겼다.
특히 20세기 전반에 출판된 바르트의 『로마서 주석』은 교회와 신학 뿐 아니라 학문 세계 전반에 충격파를 일으켰다. 이 책의 저자는 바르트의 『로마서 주석』은 그의 『교회교의학』의 기초도 되었지만, 오늘까지 '복음주의' 신앙에도 적절한 주제들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에 나타난 내용들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점들도 물론 있다는 것을 저자는 시인하고 있다.
책의 제목이 『칼 바르트: 복음주의자들을 위한 입문전기』인데, 그 전기 내용은 주로 에버하르트 부쉬(E. Busch)의 바르트 전기 저서에 의존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바르트를 읽으면 성경에 계시된 예수 그리스도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되는 용기를 얻게 된다고 자신의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물론 바르트도 개인적이며 신학적인 결점들을 가지고 있고, 복음주의자들이 바르트의 '성경관'을 문제 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바르트의 글을 읽어 보면, 결국은 다시 성경의 말씀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다(XV쪽). 9천 페이지가 넘는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이나 부쉬의 바르트 전기를 읽을 시간이나 여력이 없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각주 제외하고 모두 146쪽 분량(글 김중은 교수).
2. Faith Alone - The Doctrine of Justification (The Five Solas Series)
저자: Schreiner, Thomas R.
출판사: Zondervan Publishing House
우리는 너무나 쉽게 우리 자신을 '종교개혁의 후손'이라고 말합니다. 자칭 개신교 신자가 되기는 쉽지만, 그 이름의 의미를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종교개혁의 후예로 산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스스로를 개신교 교인이라고 부르는 데는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오늘 소개드릴 책이 속한 시리즈는 바로 종교개혁의 다섯 가지 정신을 설명합니다: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인 『Faith Alone: the Doctrine of Justification』은 20세기부터 지금까지 많은 논란을 만들어 낸 '칭의'를 다룹니다. 우리에게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즉 예수님을 믿으면 천국에 간다는 사실은 너무나 익숙하기에, '도대체 칭의를 이렇게 길게 다룰 필요가 있을까?' 하는 질문이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저자는 다룰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탁월한 성경 신학자인 저자 슈라이너는 칭의 교리를 붙잡아야 하는 이유가 전통을 지키는 데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충격적이지 않나요? 보통 "칭의를 붙잡자!"고 말하면 "아, 우리 소중한 전통을 지키자는 말이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슈라이너는 반대로 칭의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드러내기 때문에, 21세기에도 칭의 교리가 중요하다고 소리칩니다.
저자는 성경적으로 칭의에 대해 다루기 전에, 먼저 지금까지 교회가 어떻게 칭의를 바라봤는지 설명합니다. 성경신학자임에도 교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지요.
무작정 칭의 교리의 깊은 논의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저자는 칭의를 구성하고 또 칭의에 대해 얘기할 때 등장하는 주요 단어들을 정의하여 독자로 하여금 앞으로 등장할 대화들에 대한 배경 그림을 그려줍니다. 그런 뒤, 굵직한 속사도 교부 및 교부 문헌에서 나타난 칭의에 대한 논의를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초대교회 신학에서 나타난 칭의를 다룬 뒤, 저자는 루터와 칼빈의 칭의를 다루고, 또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이루어진 관련 논의들을 짚어줍니다. 그리고 보통 칭의에 대한 논의에서 뒷전이 되곤 하는 후기 종교개혁 시기의 학자들(존 오웬, 리차드 백스터, 프란시스 튜레틴)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저자는 이 책에 실었습니다.
저자는 더불어 조나단 에드워즈와 존 웨슬리의 사상에서 나타난 칭의도 요약합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루터가 주장한 전가 교리, 오직 믿음, 의인이면서 죄인인 신자의 상태 등에 대해 읽을 수 있고, 장로교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는 칼빈의 구원론 역시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요 내용들이 후대에 종교개혁 정신을 이어간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발전되고 적용됐는지 배울 수 있죠.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훌륭한 책입니다. 이렇게 적절하게 요약해 주는 학술적이면서 읽기 쉬운 책은 찾아보기 어렵죠. 하지만 Part 2에는 더 강력한 친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들이 말한 칭의가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조직신학과 성경신학을 연결하여 칭의 자체에 대해 탐구해 주는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자 독특한 점입니다.
저자는 Part 2에서 '오직 믿음으로'에 대한 성경 신학적이면서도 동시에 조직신학적인 작업을 시작합니다. 인간의 죄, 오직 믿음, 예수를 믿는 믿음, 바울 신학에서 칭의가 차지하는 자리, 전가, 칭의 교리에서 선한 행실이 갖는 의미 등, '칭의' 하면 떠오르는 모든 난제들을 하나 하나 제대로 파헤칩니다.
단순히 근거 구절들을 읊는 비성경신학적 방향으로 흐르지도 않고, 성경의 풍성한 해석들을 담아낸다는 핑계로 조직적인 정의나 구분들을 소홀히 하지도 않습니다. 한 마디로 난제들에 대해 꼼꼼하게 따질 것을 다 따진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 칭의와 관련하여 이 책의 Part 2만큼 철저한 글을 보지 못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Part 3에서 저자는 '오직 믿음으로' 교리가 21세기에 부딪히는 어려움들에 대해 소개하고, 그와 관련하여 자신의 연구 결과를 제시합니다. 이 책의 부제가 'What the Reformers Taught ... and Why It Still Matters'인데요, 여전히 칭의가 유효하다고, 또 우리 삶과 관계가 있다고 말하려면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대답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 부분에 저자는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로마가톨릭교회가 지금은 칭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알려주고, 새 관점 학파들의 견해도 들려줍니다. 성경학자인 저자는 특별히 톰 라이트의 기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그의 의견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성경신학적 근거를 독자들에게 제시해 줍니다.
저자는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줄 때 1인칭의 관점을 사용합니다(그래서 영어도 쉽습니다!). 그래서 거의 강의안을 보는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렇지만 결코 전개 방식이 가볍지는 않습니다. 충실한 각주와 촘촘한 논리 흐름을 보며 독자는 깊이 있는 칭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저자는 전통적인 견해만을 반복하는 실수에 빠지지 않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면서 우리가 계속 성장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입니다. 올해 종교개혁자들이 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칭의 그리고 그 교리가 오늘날 갖는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는 건, 꽤나 유익한 작업이 될 것 입니다.
평신도가 읽기에도 아주 어렵지는 않고, 신학생이 읽기에는 무난한 편입니다. 경험이 많은 목회자라면 이번 기회에 칭의로 성경공부는 해보는 건 어떨까 싶네요(글 하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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