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북한자유주간이 23일부터 워싱턴 DC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현지의 고아들이나 탈북 고아들이 매우 심각한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주장들이 26일 제기됐다.
26일 낮 12시부터 워싱턴 조지타운대학교 리비센터에서 진행된 북한고아 구제 포럼에서는 디펜스포럼재단 수잔 솔티 대표와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를 비롯해 탈북자인 임혜진, 박정오 씨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서 패널들은 북한 고아들의 실상과 관련, 북한이 현재 어린이 보호에 대한 국제협약이 가입돼 있음에도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한 시설만 운영할 뿐 사실상 내부 보고에 의하면 아이들의 영양 상태와 질병관리 상태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
패널들은 북한이 국제협약에 제출하는 정기 보고서에는 장애인을 위한 학교만 한 지역에 11개 이상 운영한다고 밝히는 등 선진국 수준의 통계를 내놓고 있지만 실상은 북한 내 고아들이 철저한 소외계층으로 취급돼 강제노동과 재교육의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패널들은 고난의 행군 이후 부모가 있는 자녀마저도 굶주리는 상황에서 고아들에 대한 처우는 사실상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아원에서 굶어 죽느니 꽃제비가 되겠다고 고아원을 이탈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했다.
또 탈북과정 중이나 중국에서 잡혀 다시 강제 북송되는 북한 어린이들의 상황과 관련, 한 패널은 "시리아 난민 죽은 세살 짜리 아이의 사진이 국제적인 반향을 일으켰지만 오늘도 동일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북한의 경우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은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기에 더욱 국제적인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내 고아원 실태에 대해 증언한 탈북자 김지영씨는 “북한내 고아원 운영진은 유엔(UN)이나 세계 보건기구 (WHO) 등 국제기구들이 관심을 가질 때 마다 북한은 고아원내에서 가장 어리고 불쌍해 보이는 아이들을 보여주며 지원을 촉구한다. 그러다 지원 물자를 받으면 그 모든 물자들을 시장에 내놓고 자본을 축적한다.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물이 흥건한 옥수수죽뿐이다. 이들은 8살때부터 인민군으로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북한 농업의 중추적인 노동력으로 이용된다. 이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꽂제비로 떠돌게 되는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밖에서 지내다가 아프면 죽어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유엔이나 세계보건기구들의 계속된 관심과 이런 실태에 대한 증언들이 없었다면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죽어나갈 것이다.
박정오씨는 탈북 후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고아들을 위해 방과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박 씨는 “대부분 이들은 북한에서 정규교육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교육을 정상적으로 따라갈 수가 없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안교육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키도 작고, 웃음도 잃어버리고, 나서기도 꺼려하던 이들이 지금은 저보다 키도 커지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해보려고 한다”며, 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수잔 숄티 여사는 “탈북자들은 다른 나라 난민들과는 달리 바로 정착할 수 있는 곳(대한민국)이 있다. 이것은 전세계에서 유일하다”며, “난민협약에 가입한 중국이 이런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고 북한을 지원하는 행위는 엄연히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중국의 이런 행위를 규탄하고, 이를 전세계에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올해 14회 차를 맞은 북한자유주간은 '북한 정권 붕괴와 평화 통일 준비'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첫날인 23일은 워싱턴DC 메모리얼공원 6.25참전용사기념탑을 찾아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으며 둘째날인 24일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 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개최, 수용소 내의 인권 유린 실상을 알리는 한편, 이에 대한 대처 방안과 함께 북한 정권 붕괴 이후 수감자를 구출하는 방안 등을 함께 논의했다.
25일은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강제 북송 중단을 호소하는 촛불집회가 진행했다. 이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2002년부터 수집된 강제북송자의 명단을 하나 하나 부르면서 이들의 송환을 위해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