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디모데전서 6장 10절) 

기독교인인 당신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가? 부자가 되고 싶은가? 혹시 이미 부자인가? 기독교인은 부자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모든 질문들에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유쾌 통쾌 상쾌'하게 대답하기란 사실 어렵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의 악의 뿌리'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돈 없이 살아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적 돈과 가깝게 지내고 있는 크리스천 CEO나, 이 문제를 고민해 온 목회자 등을 만나 돈이라는 것의 '정체'를 파헤치는 '예수와 부자 청년' 시리즈를 기획했다. 그 첫 번째 주자는 '석봉토스트' 김석봉 대표. 노점상에서 3년 만에 억대 연봉을 이뤄낸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자 신실한 장로다.

-기독교인은 무조건 가난해야 하나?

"돈이 많으면 신앙을 잃어버리기 쉽다고는 말할 수 있어도 원칙적으로 부자가 되어선 안 된다거나 가난해야 한다고 할 순 없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안 받겠다는 것도 이상하다. 주어진 달란트를 장사해 2배를 남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배를 남기는 이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 아닌가? 성경에서 말하는 가난은 심령에 관한 것이다. 재물에 대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돈을 많이 벌었을 때 그것을 과연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하나님의 관심은 '부자냐 가난한 자냐' 하는 것보다,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가령 평소 10원을 벌었고, 그것으로도 생활에 어려움이 없던 사람이 100원을 벌게 됐을 경우, 나머지 90원은 어떻게 써야 할까? 기독교 신앙과 돈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바로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마태복음 19장 24절)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것을 단순히 '부자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받아들여선 안 된다. 주님의 이 말씀은 부자 청년과의 대화 후 나온 것인데, 주님은 부 자체보다 '부를 놓기 싫어하는 마음'을 지적하신 것이다. 즉, 가진 재물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돈은 잠시 만족은 줄 수 있어도 생명은 주지 못한다. 오직 주님만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그 생명의 가치를 깨달은 크리스천은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우리는 돈의 주인이 아니다. 단지 그것을 관리하는 자일뿐이다. 복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고, 우리는 그 받은 복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 세상과 나눠야 한다."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물론이다. 나 역시 유혹과 시험이 많았다. 처음 스낵카를 끌고 다니던 시절, 참 비참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 그러면서 절대 더는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번 돈의 십일조만큼은 거룩히 구별해 하나님께 드리고 그 나머지 중 일부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자고 결심하고 기도했었다. 그 이유는 내 삶이 곧 예배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좋은 차와 큰 집을 사는데 쓸 수도 있지만,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먼저는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지 하나님께 물어야 하지 않을까?"

-대개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그런데 돈을 사랑하지 않고 어떻게 이윤을 추구할 수 있나?

"사업을 하거나 기업에 고용돼 일을 하는 이들은 나름대로 일을 하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돈을 버는 것 자체가 목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직장인이나 CEO들도 틀림없이 존재한다. 후자인 이들에게 돈은 그것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면 내가 돈을 왜 버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돈을 우선시 하게 되면 자칫 목적을 상실해 버릴 수도 있다.

이 세상엔 정말 할 일이 많다. 젊은이들, 특별히 기독 청년들이 분명한 동기와 목적의식을 가지고 그런 일들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개개인마다 특별히 주신 달란트가 있다. 그것을 찾아 부지런히 계발하면 자신을 통해 정말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스스로 목격하게 될 것이다. 돈이 전부는 아니다."

 

김석봉 대표는 “우리의 믿음이 무엇인가? 복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는 사실 아닌가? 돈을 주시는 분도, 그것을 거두어 가시는 분도 모두 하나님”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김석봉 대표는 “우리의 믿음이 무엇인가? 복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는 사실 아닌가? 돈을 주시는 분도, 그것을 거두어 가시는 분도 모두 하나님”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우리나라에서 많은 이들이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정작 부자를 향한 시선은 부정적인 것 같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깨끗한 부자'가 없다는 것 때문인데, 한편으로 '정직하게 돈을 버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회의적인 질문도 있다.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고, 또 반드시 그렇게 벌어야 한다. 간혹 불의한 현실 속에서 타협의 유혹을 느낄 때도 있겠으나, 믿음이 있는 자라면 세상이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의 믿음이 무엇인가? 복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는 사실 아닌가? 돈을 주시는 분도, 그것을 거두어 가시는 분도 모두 하나님이시다. 믿음이 없는 자들은 그런 복을 운이나 자신의 능력으로 여기겠지만, 크리스천이라면 결코 그래선 안 된다. 가령 불법을 저질러 돈을 벌었다고 가정해 보자.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그런 사실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신다. 설사 돈은 벌 수 있었을지 몰라도 하나님이 그것을 외면하면 무슨 소용인가? 부와 명예, 모든 걸 다 가졌어도 하나님을 잃으면 모든 걸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크리스천 젊은이들에게 '성공'을 정의해 준다면.

"아무리 좋은 컵이라도 그것이 깨끗하지 않으면 물을 따라 마실 수 없다. 하지만 보잘 것 없는 컵이라도 깨끗하면 안심하고 물을 따라 마실 수 있다. 성공이 또한 이와 같다. 세상은 흔히 돈이 많고 유명한 이들에게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그러나 하나님이 인정하지 않고 쓰시지 않는 인생이라면, 그것은 결코 성공이 아닐 것이다. 비록 약하고 초라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의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기 위해 늘 애쓰는 이가 있다면, 그가 곧 성공한 자다. 하나님께서 분명 그를 쓰실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성공하기를 원하고 그것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러나 크리스천 젊은이들이 성공이라는 결과보다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성공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 성공의 기준은, 나나 다른 누군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