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300명의 용사를 찾고, 세계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7천 그룹을 찾아 선교를 위한 기도의 불이 함께 불타오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조용중 선교사는 "우리가 막연하게 세계선교와 한국교회의 부흥을 말할 것이 아니라, 기도 그룹들부터 네트워킹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9일 KWMA 정기총회에서 한정국 전 사무총장에 이어 4년 임기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조용중 선교사는 최근 KWMA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해외에서는 한국 선교사가 선교지에 오면 한국교회의 기도도 함께 온다고 기대가 크다"며 "'우리가 정말로 기도하는가' 돌아보고 다시 한번 한국교회 선교가 기도운동으로부터 시작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영적 자원 외에도 한국선교의 세계화와 건강성을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발굴하는 데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해외 한인교회 파송 선교사 중 신학을 공부한 '1호 선교사'다. 미국 트리니티칼리지,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를 마치고, 1987년 미국 시카고의 한인교회에서 파송받아 필리핀 선교사(1988~1993)로 사역했으며 트리니티국제대학교 문화교류학 박사학위(1998~1993)를 취득했다. GP선교회 미주대표(1997~2005), GP선교회 국제대표(2005~2008), GP선교회 연구개발원장(2008~2012)을 역임하고, 최근까지는 NGO 글로벌호프 대표로서 9개국에서 창의적 사역을 위한 비영리법인 설립과 운영을 도왔다.
30년 전부터 세계 각국을 다니며 선교 네트워킹 및 현지 신학교 설립 사역을 해온 그는 특히 랄프 윈터 박사, 조동진 박사 등과 긴밀히 교제하며 국제 선교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아시아선교협의회 제4차 대회 사무장(1986)을 시작으로 제3세계선교협의회 창립준비 및 창립대회 준비사무장(1988, 1989),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의 제3세계선교협의회 패널과 부스 총책임 사무장(1989), 아시아선교협의회 제5차 대회 일본 총무(1992), 제3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과 부회장(1999~2012), 국제선교전략 동경대회 준비위원장(2008~2010)으로 섬겼다. 세계한인선교사협의회 사무총장(2002~2004) 및 대표회장, 공동회장(2004~2008)을 역임하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는 전방개척선교를 위해 선교단체를 네트워킹하는 GNMS(Global Network of Mission Structures)의 국제총무로 활동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의 아내 최경련 선교사는 1997년부터 소그룹이지만 매주 세계선교를 위한 기도모임을 열어왔다. 그를 잘 아는 한 선교사는 "사모님이 그렇게 세계선교를 위해 기도하더니 목사님이 그 자리에 서게 됐다"고 했단다. 조용중 사무총장은 "기도의 터 위에서 선교가 이뤄지는데, 기도의 자원을 네트워크 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것임을 잊지 않고 이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제 선교네트워크와 함께 선교의 남은 과업 완수
"비서구권 선교운동들을 위해 대표적으로 일하는 협회로서 KWMA가 좋은 영향력을 끼쳐주길 바랍니다."
GNMS 사역을 함께 해 온 바바라 윈터 여사(고 랄프 윈터 박사의 사모)는 조용중 선교사가 KWMA 사무총장 당선 후 이튿날 새벽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당부했다고 한다. 전 세계 선교단체 네트워킹을 위해 글로벌 선교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고 있는 GNMS는 KWMA가 영향력은 있지만 구체적인 자료가 많지 않은 한국선교의 DB화에도 앞장서주면 좋겠다는 제안과 함께, 서구 선교 지도자들과 지금보다 더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 사무총장은 앞서 KWMA에 제출한 비전계획서에서도 "그간 세계 선교계와 함께 비서구권 선교운동을 진행해 오면서 맺어온 네트워크로 한국교회가 전 세계 교회와 더불어 선교의 남은 과업을 완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제 선교네트워크와의 교류, 새로운 비서구권 선교 세력의 건강한 선교운동 지원, 2020년까지 전문 분야별 국제 선교네트워크 모임을 유치하고 세계선교전략회의 개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선교전략회의에서는 2010년 국제선교전략 동경대회 이후 부족했던 후속 모임으로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프론티어 벤처스(Frontier Ventures, 구 USCWM) 등 국제 선교네트워크의 현지 사역자 한 명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필요하면 한국에서도 현지로 파견하여 한국교회 선교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 선교운동과 소통하며 한국선교의 국제화를 이루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선임 선교사는 '컨설팅 팀', 청년 선교자원은 '드래프트 시스템'
그는 건강한 선교운동을 세계교회와 나누기 위해 우선 한국교회 선교의 좋은 모델들을 발굴하여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경험과 학문을 두루 갖춘 명망 있는 선임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선교 컨설팅 팀을 만들어 각 국가의 좋은 선교 모델을 찾을 뿐 아니라, 선교전략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하고 멤버케어 지원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인사에서도 밝혔던 "역사의 단절보다 계승을 믿는다"는 조 사무총장은 "요즘 선교 경력이 30년 이상 된 지도자급 선임 선교사들에게는 부담이 되는지 선교지에서 '나가달라'는 부탁을 하면서도, 직장 은퇴 후 파송된 평신도 자비량 시니어 선교사는 환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평신도 자비량 시니어 선교사들이 신학 전공으로 얻을 수 없는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귀한 자원들인 것처럼, 30~40년간 선교지에서 사역하며 학위과정까지 마친 선임 선교사의 경험도 귀한 자원"이라며 "이 자원들이 잘 동원되고 쓰임받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젊은이들도 마음껏 선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원사역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용중 사무총장은 "앞으로 젊은이들이 기존의 전통적인 선교 구조에 들어와서 일하기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우리 시대처럼 명분 때문에 내 생애를 헌신하지 않기 때문에 소위 1~2년이라도 그들의 선교헌신을 귀하게 생각하고 잘 활용할 방법을 찾아내야 추후 장기선교 헌신자들도 동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장기선교사가 아니면 선교사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로는 이 시대 젊은이들을 선교에 동원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조 사무총장이 제시한 방법은 선교 자원자만 불러오는 현 시스템뿐 아니라, 선교사가 될만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드래프트 시스템(draft system)을 구축하는 것이다. 파송단체는 단지 개인 경력을 쌓기 위해 1~2년 헌신하는 단기사역자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잠시 내려놓고 인생 일부를 순수한 마음으로 헌신하겠다는 사람들에 대해 지속적인 팔로우업을 하여 선교사 마인드와 개념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럴 때 청년들이 각 단체에 소속감도 생기고 후원자도 되며, 평신도 직장 선교사로서 사회 각 영역에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 중에서 좋은 인재들에게는 도전을 하여 장기선교사로 동원할 수도 있다고 봤다.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출신인 그의 아들은 미국 월가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1년 동안 몽골국제대학 교수로 헌신해 영어와 비즈니스를 가르쳤다. 그를 따라 다른 후배들도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혹은 대학을 졸업하고 1년씩 선교지에서 봉사하고 왔다고 한다. 이처럼 짧지만 선교현장을 경험한 청년 선교자원들을 지속적으로 팔로우업하며 드래프트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다음세대 선교동원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그는 보았다.
"이민자로서 경험, 한국선교에 도움 되었으면..."
조용중 사무총장은 원래 사무총장 후보 등록 마감 전날까지도 지원할 생각이 없었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수차례 권유도 받았지만, 한국에도 좋은 지도자들이 많으니 하나님께서 좋은 사람을 세우실 것으로 생각하고 고사했다고 한다. 그는 7년간 한국에서 거주하며 세계를 다니다 4년 전 다시 미국에 정착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30일 후보 마감 당일, 베트남에서 강의 사역 중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으니 지원서라도 내보자'며 서류를 제출했다. 그때만 해도 '선출되지 않아도 감사하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사역들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원래는 곧장 미국의 집으로 돌아가서 막 태어난 첫 손주도 만나고, 온 가족과 워싱턴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생각지도 못한 축복의 길로 그를 인도하셨다. 연휴를 며칠 앞두고 KWMA 법인이사회에서 대면 인터뷰를 요청해오자, 그는 미국에서 짐도 챙기지 못하고 가족과 주일 아침 예배만 드리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그날부터 음력설 연휴 전까지 계속 한국에 머물게 됐다.
조 사무총장은 "한국선교의 중요한 시기에 하나님께서 왜 제게 이런 일을 맡기셨을까 고민했다"며 "이민자로서 제 경험이 한국선교에 도움이 되길 바라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멤버케어 사역이다. "저를 파송한 교회를 비롯하여 한인교회가 선교사 파송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을 때, 선교사 멤버케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험했다"며 "선교 경험이 있는 선배가 멤버케어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내 최경련 선교사도 상담학 박사로, 이미 수십 년간 세계 각국에서 상담을 하며 멤버케어 사역을 해왔다. 현재는 미국 LA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한국 선교사들을 위해 정기 독서모임, 중보기도모임 등을 열어 멤버케어를 하고 있다. 최 선교사는 앞으로 조 사무총장을 도와 한국교회 멤버케어 사역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조용중 사무총장은 타겟 2030(Target 2030, 2030년까지 10만 선교 정병 파송)에 대해서는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팔로우업(follow up)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이 일에 전력투구할 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에 기도 자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국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300용사와 세계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7천 그룹을 찾아 네트워킹하고, 기도가 서로 불타오르기를 원한다"며 "이 일이 사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우리에게 연락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