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에게 '문신'(tattoo, 文身)이란 과연 어떤 의미인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미 가벼운 문신은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된지 오래다. 그래서 고민 또한 늘고 있다. 문신이 일반적이지 않은 때야 그것을 접할 기회조차 많지 않으니 크게 신경쓸 일이 없지만, 그것이 저변을 넓히면 넓힐수록 우리들 주변에 그 만큼 더 가까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구약성경 레위기 19장 28절은 "죽은 자를 위하여 너희는 살을 베지 말며 몸에 무늬를 놓지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라고 전하고 있다. 몸에 무늬를 놓지 말라, 즉 문신을 해선 안 된다는 뜻이어서 기독교 내에선 문신을 하나님의 말씀을 어긴, 그야말로 '죄'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반면, 이 구절 중 앞 부분에 해당하는 '죽은 자를 위하여'라는 표현 때문에 이 문신이라는 것이 우상숭배와 관련이 있고, 따라서 그렇지 않은 문신이라면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런 "된다, 안 된다"식의 이분법적 접근으로 기독교적 세계관을 축소시키기보다, 그것이 신앙 안에서 갖는 의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특히 겉으로 드러나는 특정 행위를 제단하기에 앞서 그 동기와 그것이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를 제안한다.
한 구약학 교수는 "일반적으로 레위기의 해당 구절은 종교적 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본다. 그래서 그것을 전체 문신으로 확대해선 안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신 몸을 아름답게 보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나친 문신 역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목회자는 "가끔 그런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교인들이 있는데, 그 때마다 '정 하고 싶으면 될 수 있는 한 지울 수 있는 것으로 하라'고 한다"며 "문신을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은 아마 그것을 종교적 행위와 연관지어 생각하기 때문일텐데, 모든 문신을 일괄적으로 그렇게 보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담배와 술을 죄악시 하면서 그것을 하면 지옥에 간다는 말도 있었지만, 지금 그에 대한 기독교계 분위기는 그 때처럼 단편적이지 않다"며 "기독교의 진리는 담배와 술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의 논쟁에 갇혀 있을 수 없기에, 기독교인들은 보다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한 유명 목회자도 얼마 전 이 문제에 대해 "구약시대의 금지법 가운데 많은 것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됐다"며 "구약시대의 법이 오늘날까지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는 시대의 문화적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왜 문신을 하고 싶은지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문신을 새기려고 고려 중인 사람들은 그것이 가진 속성을 잘 생각하면서, 비기독교적이거나 저속한 어떤 것을 전달하지 않는지 잘 따져 보아야 한다"고 권면하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경우에 따라 문신을 '경범죄'로 처벌하기도 하는 등 그에 대한 우리나라의 부정적 인식이 기독교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은 "기독교인들은 오히려 문신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해선 안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