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뉴스 서평] 예수님의 육신적인 면 강조하는 책
믿음을 살다
휴 홀터 | CUP | 300쪽
◈새로운 트렌드
최근 기독교 출판계에 새로운 트랜드가 일어나는 것 같다. 물론 여전히 보수적 신학 흐름이 묵묵히 흐르고 있지만, 심심치 않게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을 신앙하는 문제에 대한 책들이 점점 많이 출판되는 것 같다.
과거에는 교리 중심적이고, 교회 중심적이거나 말씀읽기나 묵상, 예배중심적인 신앙 및 경건서적으로 일관됐던 반면, 지금은 실제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신앙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책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필자는 매우 환영하고, 더욱 더 다양한 관점들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촉구하고 기대하는 바이다.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본서는 묵직한 신학서적은 아니지만, 묵직한 내용들이 들어 있는 편안한 책이라 표현하고 싶다. 본서의 원제는 'Flesh'이다. '육신', '육체'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기독교 서적으로서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주제의 단어이다. 이것을 CUP출판사에서 '믿음을 살다'로 책의 내용을 잘 살려 제목을 붙여 주었다.
필자는 저자 '휴 홀터'를 처음 접한다. 본서를 통해 '휴 홀터'에게 가진 이미지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책의 저자를 친구로 생각한다면, 제법 엉뚱한 친구를 만나고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고, 웃기고, 또 만나고 싶은 친구로 느껴진다. 첫째, 아이디어가 넘치는 친구다. 그리고 수다가 많은 친구다(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인다는 의미이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별로 보지 않는, 강단이 있고 용기 있는 친구이다. 그리고 분명한 건 확신에 찬 친구이다.
그러기에 '육신'이라는 단어를 주저하지 않고 책 제목으로 삼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말하는 '육신'은 두 사람을 의미하는데, 첫째 '육신'이다. 그리고 둘째는 '교회'이다. 그는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강조하지만, 그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인간'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즉, '신(神)'이신 예수님이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도와 교회는 믿음으로 다시 '신(神)령한' 인간이 되려 할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는 세상 속 인간들을 향해,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는 인간으로서 세상을 향해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즉,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해 '성육신'하신 것처럼, 교회와 성도들도 세상을 향해 '성육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서가 어떤 이에게는 힌트가 될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도발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궁금하다.
◈분명한 철학
주후 3세기부터 기독론에 논쟁이 있었다. 그 결과 삼위일체론이 정립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기독론에 있어 여전히 개운치 않은 점은 여러 번에 걸친 회의들이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점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을 통합하여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통합적 설명이 불가능한 몇몇의 신비들에 대해 이단적 판단이나 결정을 내릴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즉 예수님의 신성을 강조한다 하여 인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거나, 반대로 인성을 강조한다 하여 신성을 부인한다는 식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둘을 통합하여 설명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불가능한 신비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본서는 분명 예수님의 육신적인 인성의 면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신성적인 면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예수님의 신성과 초월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보류해야 한다.
분명 예수님은 인성을 가지신 분으로 완전한 인간으로 이 세상을 사셨고,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인간으로 어떻게 메시아직을 감당하셨는지를 살피는 일은 우리에게 매우 유익한 일이다.
저자는 '일상의 삶에서 믿음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즉 인간으로 부름 받고, 보냄 받은 예수님처럼 '우리도 인간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세상에 어떻게 부름과 보냄 받은 삶을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의 철학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분명한 확신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대목에서 우리는 힌트와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다.
◈수평과 수직
하나님을 사랑함에 대한, 하나님과 인간의 수직적 관계에 대한 책들은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웃을 사랑함에 대한, 수평적 관계에 대한 책들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저자는 본서에서 수직과 수평의 불균형을 바로잡고자 분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예배당에서 예배만 드리는 삶으론 부족하다. 우리는 예배당뿐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도 예배드리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의 모습을 보아도 예배당 안과 예배당 밖에서 예배드리는 방식이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예배당 안에서는 예배의 의식을 따라 드리지만, 예배당 밖에서는 삶으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 그 삶의 예배가 어떻게 드려지는 것인지를 본서는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강도헌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운영자, 제자삼는교회 담임, 프쉬케치유상담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