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하워드 씨는 현재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3대 최고 영어학원 중 한 곳에서 10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진학상담과 강사훈련을 지도하는 교수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10년 이상 아이들을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자녀의 서른 살 이후 계속될 삶을 생각한다면, 조기교육이나 학교 성적보다는 '하나님과의 영적 소통, 부모와의 감정 소통'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소통 능력이 높은 아이들이 인생의 거친 풍파를 맞고도 회복탄력성이 높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의 슬로건도 '조기 교육보다 조기 감통(感通·감정 소통)'이다.
책 제목인 '잘 풀리는'에 대해선 "물론 세속적인 성공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며 "제가 가르쳤던 아이들 중 자라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들이 30대 후반에 이르렀는데, 지금 행복한 아이들의 특징을 꼽아봤더니 4가지 정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첫째는 '원판 보존의 원리'. 각 사람이 가진 달란트와 재능, 지음받은 역량이 있는데, 부모가 욕심을 앞세워 다른 길을 강요하면, 원판에 균열이 가더라는 것. 저자는 "대중적 유행이나 재정적 욕심에 휩쓸려 교육을 시키기보다, '내 아이가 정말 어떤지 알아가고 재능이 무엇이고 하나님께서 어떠한 사명을 주셨는가'부터 풀어가는 것이 30대 때부터의 행복을 좌우하더라"고 말했다.
둘째는 '소통에 강하다'. 저자는 책에서 '하통·부통'을 언급하는데, 하통은 '하나님과의 소통', 부통은 '부모와의 소통'을 각각 이른다. 그는 "대치동에서는 빠를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아이들이 부모와 대화하기 힘들다"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부모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밀어붙이기 때문에 강요가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특히 '하통'에 대해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중요한 내용"이라며 "인생이 보이는 전부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깨달은 아이들은 고통을 이겨내는 힘이나 스트레스에서 탈출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전했다.
셋째는 '사공 균형의 원리', 즉 사교육과 공교육에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교육을 뿌리채 뽑아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학원을 5-6곳이나 다니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라며 "부모가 걱정하는 것처럼 공교육 현장도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에, 사교육과 공교육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한 차례 언급했던 '감통'이다. 이에 대해 "30대에 행복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그 공감된 감정에 반응하는 기술이 탁월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라며 "그게 어느 정도냐 하면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도 분명히 감정이 있는 존재이므로, 부모는 그 모든 아이들의 감정에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아이도 시험을 망치면 기분이 좋지 않다. 아이와의 '감정 소통'이란 그 50점 맞은 아이가 느끼는 좌절과 어려움에 일단 공감을 해 주되, '그래도 50점은 안 돼'라고 선을 그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하워드(유홍설) 씨는 20대에 신학을 전공하고 美 남가주사랑의교회 청소년부에서 사역했던 목회자 출신이다. 그런 그가 대치동에 온 이유는, "청소년 사역할 때 항상 부딪쳤던 것이 '당신은 한국의 사교육 현장이 얼마나 난공불락 같은지 모른다'는 말" 때문이었다. 청소년 사역은 사교육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말에 그 현장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는 "10년간 보고 느낀 것은, '성경의 원리는 여기서도 통한다'는 것이었다. 치열한 입시 환경과 관계없이, 아이들은 영혼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진실하게 복음을 전하면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이의 처음과 끝을 책임져 주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라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되, 하나님 안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