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임현수 목사(캐나다 토론토큰빛교회)의 건강이 악화돼 2개월째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캐나다 연방 외무부는 임현수 목사가 지난 8월부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가족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이로 인해 임 목사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임 목사의 조속한 석방을 기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RFA는 임 목사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전방위적 석방 노력과 함께, 가족들과 캐나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대북 지원사업을 하다 중국 당국에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2년간 중국에 억류돼 있던 캐나다인 케빈 개럿 씨는 지난 9월 저스틴 튀르도 캐나다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전격 석방됐고, 이란에 억류됐던 캐나다 국적 후드파 교수의 석방을 위해서도 총리가 직접 나서면서 석방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나다 연방정부는 독재국가인 북한과의 협상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점을 현재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캐나다 외무부는 임 목사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임 목사가 담임하던 캐나다 토론토큰빛교회는 지난 2월 캐나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도모임을 가졌고, 억류 초기 임 목사의 구명을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이 확산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이다. 이에 RFA는 "현재 캐나다 한인사회에서는 임 목사 구출을 위해 더 적극적인 운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제5차 핵실험 강행 역시 임 목사 구출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주변 동맹국들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지만, 임 목사 억류 문제가 있어 캐나다 정부는 고민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임 목사 석방을 대가로 서방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회복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 내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임 목사의 북한 억류로 인해, 캐나다가 탈북민들을 공개적으로 난민으로 인정하는 일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정부는 현지 북한인권단체 한보이스 등이 태국 등 제3국에 있는 탈북 난민들을 직접 캐나다에 수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고위직 출신 탈북민으로 현재 캐나다에 거주중인 김모 씨는 "임현수 목사의 억류 기간이 길어질수록 캐나다 정부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것은 보다 정치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토큰빛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임현수 목사 석방을 위해 저녁 9시 매일 온 가족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9.1.1 중보기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기도제목으로는 △종신형 판결이 있었으나, 하나님께서 임현수 목사님을 친히 도우시며 건강과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이여, 온 교회와 가족의 눈물을 보시고,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어 목사님이 하루 속히 석방되도록 응답하여 주옵소서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결정하고 선택하는 모든 일들 가운데, 성령께서 임하시고 지혜를 허락하셔서 교회의 리더십이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결정들을 하게 하옵소서 등이다.
또 △온 교회가 성령으로 하나 되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간절히 사모하는, 기도와 사랑의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캐나다 정부와 북한 당국자가 임 목사님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성령께서 역사하시고 개입하여 주옵소서 △하나님께서 임 목사님과 가족에게 찾아가셔서 그 비통한 마음을 위로하시고, 상한 심령을 치유하셔서 다시금 온전케 하시며 하늘의 평강을 내려 주옵소서 △이 모든 일들을 통하여 결국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역사하심이 온 세계와 열방 가운데 드러나길 바라오며, 홀로 영광 받아 주옵소서 등이다.
임현수 목사는 지난 1997년부터 북한을 1백 회 이상 드나들며 인도적 지원 사업을 펼쳐 왔으나, 지난해 1월 경제협력 사업을 위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억류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특대형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무기노동교화형(종신노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