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중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중국 내 종교자유 문제를 안건으로 다뤄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9월 4일부터 이틀 간 중국 항저우에 머물 예정이다. 이 지역은 지난 몇달 간 수백 개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된 곳으로 최근에는 박해 상황이 약화되고 있다.
미국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종교자유 문제를 거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또 그가 양심수들의 석방을 요청해 줄 것을 압박하고 있다.
위원회의 토마스 리즈 예수회 의장은 "중국 정부가 공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면서 내적으로는 시민들의 인권과 종교적 자유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G20가 열리는 항저우의 저장 지역은 이러한 위반이 더욱 집중돼 있다. 이 행사는 중국 정부가 권리를 수호하려는 개인과 단체의 목소리들을 누르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장 지역에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살고 있다.
항저우 교회들은 보안상의 우려로 이미 G20 회담에 앞서 문을 닫았고, 병원에서의 종교 활동도 금지된 상태다. 지하교회들 역시 활동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위원회는 중국 정부가 모든 종교들을 엄중 단속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강제적 소멸, 고문, 구금, 투옥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심수 가운데 바오 궈화(Bao Guohua) 목사와 첸 지엔강 (Jiangang) 목사도 있다. 이들은 중국 저장성 지방정부로부터 십자가 철거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다가 결국 구속됐다.
바오 목사는 "우리는 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고, 정부를 반대하지 않는다. 십자가 철거에 합의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중국의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돕는 인권 단체인 차이나에드(China Aid)를 설립한 밥 푸(Bob Fu)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준비하고 돕기 위해 초정된 7명의 종교자유 및 인권 전문가와 가족들 가운데 한 명이다.
푸는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1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수잔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에게도 설명한 바와 같이, 중국 내 종교 자유와 인권 상황은 1960년 마오쩌둥의 문화혁명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에 와 있다"고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행정부는 지난 7년 동안 중국과의 외교 정책에서 종교자유 문제를 뒤로 미루어왔다. 이에 중국 내 종교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수 백만명과 종교적 소수인들을 돕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그가 이번 G20 회담에서 용기있게 이 문제를 이끌어갈 지 여부를 전 세계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