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마음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꾸미고 감추고 누르고 삽니다. 그러니 항상 두렵고 초조하고 불안하고, 충만함도 기쁨도 없이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을 감추고 사는 것이 정말 두려운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마음에 있지 말아야 할 것이 드러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때문에 "마음을 열고 사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는 강조한다. 그리고 그 훈련 방법 중 하나로 '영성일기'를 꼽는다. 유 목사는 18일 선한목자교회에서 열린 '2016 영성일기 콘퍼런스' 첫 강사로 나서 영성일기를 소개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을 나눴다.
'왜 영성일기인가?'를 제목으로 발표한 유기성 목사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에 대해 듣고 배웠으나 그 분을 인격적으로 만나며 친밀히 동행하는 삶에 대해서는 생소해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역자들 중에도 예수님과의 연합을 누리지 못한 채 사역에만 몰두하다 지쳐 낙심하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그는 "영성일기는 예수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삶을 살고자 시작된 일"이라며 "동역자들과 교인들에게 매 순간 임마누엘의 주님을 바라보고 살기를 힘쓰며 그것을 매일 기록해 보기를 권했다. 이 일기를 영성일기로 이름 붙였던 것"이라고 했다.
유 목사는 "한국교회는 그 동안 회개와 속죄에 대한 확신, 의롭다 함을 얻은 은혜에 대해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매 순간 예수님의 임재와 돌보심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거의 가르치지 못했다"며 "만약 처음 예수님을 믿기로 한 이들에게 그 방법을 가르쳤다면 그들의 삶에 많은 열매가 있었을 것이고, 한국교회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솔직히 말해 교인들에게 주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삶을 가르치고 그들을 훈련시킬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고 해야 옳을 것"이라며 "영성일기는 이와 같은 목회적 고민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6년 동안 참으로 놀라운 은혜가 있었고 교인들은 삶의 변화를 간증했다. 교회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했다.
유 목사는 "정말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오셨다면, 24시간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정상"이라며 "어떤 사이든 친밀한 관계가 되려면 꾸준한 교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예수님과도 마찬가지다. 영성일기는 예수님과 친밀해질 수 있도록 24시간 예수를 바라보는 방법"이라고 했다.
특히 유 목사는 "영성일기를 쓰면서 삶의 목표가 목회에서 주님으로 바뀌었다. 전에는 목회 현장의 변화에 따라 마음이 요동쳤었다. 그런데 주님이 목표가 된 후부터는 목회 현장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됐다"며 "주님의 생명으로 살아 보면 사역의 규모나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마음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힘들고 어려워도 그 속에서 만나게 될 주님을 기대하니 마음의 요동침도 많이 잦아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목회를 잘 하기 위해 주님을 찾진 않는다. 그저 주님 안에서 그 분의 생명으로 사는 것뿐"이라며 "옳은 길을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님의 마음, 사랑하는 마음, 품는 마음으로 사는 것과 진정한 믿음을 갖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삼위일체 신학과 영성일기'를 제목으로 발표한 정성욱 교수(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는 "그 동안 한국교회에서 종교생활은 넘쳐났지만 진정한 신앙생활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예배와 삶이 분리돼선 안 된다. 예배가 삶이고 삶이 예배인 경지까지 올라가야 한다. 가정과 일터에서의 삶과 공적인 예배를 대하는 태도가 같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영성일기 운동이 한국교회가 처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게 해주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리고 한국교회에서 오랫동안 실종된 참된 신앙생활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에는 유기성 목사와 정성욱 교수 외에도 이은재(감신대 역사신학)·유재경(영남신대 영성신학) 교수가 각각 '경건주의와 영성일기' '기독교 영성형성 관점에서 본 영성일기'를 제목으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