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권단체는 이라크에서 기독교인들과 소수인종들을 상대로 한 이슬람국가(IS)의 박해가 사담 후세인의 독재 정권 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톰슨로이터재단에 따르면 '소수자인권단체'(Minority Rights Group, 이하 MRG) 마크 라티메르(Mark Lattimer) 회장은 "소수자들에게 미치는 IS의 영향력은 대재앙 수준이다. 수만 명의 소수인종들이 죽임을 당하고 수백만 명이 터전을 잃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2003년 사담 후세인 독재 정권 당시 이라크의 기독교 인구는 140만 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그 수는 계속 감소해 2015년 10월 애드투더처치인니드(Aid to the Church in Need)에 따르면 약 30만 명만 남았다. 그러나 MRG는 이 수가 현재 더 줄어서 5~25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10년 넘게 유지됐던 후세인 정권 당시에도 이라크 소수인종들은 다양하게 고통받았다. 그러나 미국에 의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13년 동안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고 MRG는 주장했다.
기독교인들과 소수인종들에 대한 박해는 2014년 여름 IS가 등장하면서 더욱 증가했다. IS는 모술과 같이 기독교 인구가 밀집된 도시를 비롯해 여러 도시들을 점령했다.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하든지, 비싼 지즈야(이슬람이 정복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부과한 인두세)을 내고 살든지, 아니면 고향을 떠나야 했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이들이 노예가 되거나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MRG는 "이러한 터무니없는 사상자 수 역시 이라크 주민들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받고 있는지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수는 외부로 드러난 폭력으로 죽임이나 부상을 당한 이들만을 집계한 것이다. 그러나 무수한 이들이 음식과 물, 의료시설 부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내전으로 340만 명의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됐으며, 그 가운데 1/5 가량은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고, 보안이 너무 취약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라티메르 회장은 "어느 누구도 집단 학살자이자 독재자인 사담 후세인에 대해 좋게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소수인들에게 지금 상황이 (후세인 때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말했다. 또 "영국을 비롯한 서양 국가들의 이라크 정책과 전략이 실패하면서,고통받는 이들에게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