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가르침과 서른셋 생애를 알아가다 보면, 예수에게 아내와 자녀는 없었을까 생각이 미치게 된다. 동서방을 불문하고 그정도 나이면 결혼은 물론 아이도 여럿 있기 마련이다. 수년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거짓으로 자신들이 예수의 숨겨진 부인과 아들이라 하는 자들이 나와 제국전체의 교회들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적도 있었다. 혹자는 만약 예수가 결혼하였다면 기독교회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던데,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모습으로 온 신이 인간생애의 최고경험인 결혼을 했다고 해서 그게 흠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그러했다면 더욱 인간이 이해할수 있는 말씀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다.
예수를 어려서부터 본 친동생 야고보 혹은 어머니 마리아가 뭔가 숨기는 것은 없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부활한 예수를 보고 그가 정말로 신이었음을 확신케 된 이들은, 뭔가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을 일부러라도 숨기지 않았을까 싶다. 예수의 유년시절에 대해서는 예루살렘에 다녀온 것을 빼면 아무런 회고가 남아 있지 않다. 예수가 아이로서 그리고 목수로서 경험한 실수담을 누군가 남겼다면 인간인 우리는 공감하며 위로받을 수도 있었을텐데. 예수에게는 친구로 보이는 사람도 남아 있지 않다. 아마도 나사로 정도가 친구라 할만한데 그 기록이라도 유일하게 남긴 제자요한에게 너무나 감사한다.
그런 점에서 갈릴리의 작은 고을 막달라 출신의 마리아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예수의 십자가를 마지막까지 지킨 여성이며, 예수의 부활을 최초로 홀로 목격한 것도 그녀이다. 11제자와 친형제들마져 도망가는 상황이었음을 상기해 보면, 막달라 마리아가 결코 평범한 제자가 아님을 짐작케 한다. 사도들의 복음서에 마리아가 여럿 등장하는데 그녀에게만 고향 막달라를 붙여서 존재감을 부여받고 있지 않은가.
교회초기의 여성도들을 아우르며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지는 막달라 마리아가 혹시 예수의 숨겨진 아내 아니면 연인은 아니었을까 추측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나 개인으로는 사도들의 모든 기록과 가르침을 종합해 볼때, 예수는 결혼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예수는 시종일관 신의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가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던 첫 기적의 밤 어머니 마리아에게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얘기할만큼 사명과 시기에 확신이 있었다. 예수가 자신의 사명을 알고 있으면서 한 여성과 배타적인 사랑을 하고 가정을 이루었을리는 만무하다. 나는 예수의 생애에서 그의 숭고한 사랑과 동시에 약속에 대한 집념, 일종의 완벽주의 그리고 강한 외로움을 느낀다. 만약 예수가 결혼하였다면 십자가를 짊어지기 더 어려웠을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