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웨슬리 펠로우(Wesley Fellow) 원 데이 콘퍼런스(One Day Conference)'가 11일 안양감리교회(담임 임용택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 콘퍼런스는 감리교의 젊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교계와 사회의 전문 강사들을 초빙하여 영성과 지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목회적 패러다임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콘퍼런스는 '처음 마음, 처음 생각'을 주제로 은퇴 목회자들, 한 걸음 앞서간 목회자들, 새롭게 시작하는 목회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교회 간의 사역들을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개회예배에서는 임용택 목사가 메시지를 전했다. '처음과 마음(잠 4:2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그는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두 가지가 바로 처음과 마음"이라며 "처음은 하나님의 것(미 3:13)이기 때문에, 성경을 보면 처음(창세기 1장)에도 마지막(계 22장)에도 처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처음은 단순히 순서상으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본질'이고, 처음이 거룩해야 모든 것이 거룩하다(롬 11:16)"며 "처음 것에는 복이 있고(잠 3:9-10), 그래서 성경은 처음 것을 잃어버리면 책망하신다(계 2:4). 그는 "이처럼 '처음'에는 가슴 뭉클한 무엇이 있다"며 "우리가 오늘 이 시대에 처음 것을 잃어버린 채 목회하다 보니 열정도 열매도 감격도 많이 잃어버린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마음'에 대해선 다윗을 예로 들며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중심(heart)을 보시고(삼상 16:7)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하셨다"며 "하나님께서는 양 한 마리를 돌보는 다윗에게서 이스라엘 전체를 섬길 수 있는 마음을 보신 것"이라고 했다. 또 "주님께서도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시면서 산상설교 처음부터 '마음'의 문제를 말씀하셨다"며 "오늘 본문에서도 마음은 생명이 솟아나는 샘터, 근원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임 목사는 "우리 마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마음이 원이라도 몸이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 누구든 돈과 이성(異性) 문제, 권력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훈련해야 한다. 마음은 스스로 명상하고 콘트롤하려 노력한다 해서 다스릴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후 '균형목회, 정도목회'라는 제목으로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가 주제특강을 전했다. 그는 "'목회란 무엇인가'를 늘 생각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다는 소명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사명이 확실해진다"며 "양을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성지순례를 갔는데, 양을 안으려고 보니 털에 흙먼지가 가득하고 오줌과 똥이 다 묻어 있어 마치 돼지 같았다. 그럼에도 그걸 안아야 '목자'"라고 밝혔다.
박 목사는 "오케스트라가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 등이 모두 어우러져야 하듯, 목회는 설교를 비롯해 상담·행정·교육·관리 등이 한데 어우러져야 하는 종합예술로, 어느 하나만 강조해선 안 된다"며 "원론적 이야기이지만 '하나님의 목회'를 해야 한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내 양을 먹이라'고 하셨지 '네 양을 먹이라'고 하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은퇴하고 나니 오만 가지가 다 바뀌었더라. 방도 비워 줘야 하고, 재정서류 결재 요청도 사라졌다. 주일 낮부터 매일 새벽기도까지 설교를 다 했는데, 다 내려놓아야 했다. 처음엔 미치고 환장할 것 같았고, 1년쯤 지나니 우울증에 걸릴 것 같더라"며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내가 한 것인가?' 하고 생각을 전환하니 편안해지더라. 사람이 예수님께만 '집착'해야지, 예수님 외의 것에 집착해선 안 된다. 지금은 행복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조언도 건넸다. 그는 "지금 70-80대가 된 목회자들은 부흥에 '올인'했다.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기도하며 철야했고, 가정은 당연히 내팽개쳤다. 하지마 지금 30-40대 목회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 어느 신학교에서 설문조사를 했다는데, '예수님을 위해 죽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51%만 '그렇다'고, '교회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30%만 '그렇다', '목사가 직업인가?'라는 질문에는 8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우리가 신학교 다닐 때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박 목사는 "'예수 목회'는 죽음의 목회이다. 내가 살면 교회가 죽고, 내가 죽으면 교회가 산다. 이를 실천하고자 했지만 마음만큼 되지 않더라. 욕심이 살아 꿈틀거린다. 이 싸움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며 "우리는 위대한 지도자 바울을 닮을 필요가 있다. 바울은 예수를 닮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하지만 우리가 '예수'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천천히, 확실하게 목회하라.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옆 교회가 빌딩을 사고 사람이 늘어나니 불안해한다. 그래서 온갖 프로그램을 수입하여,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예수'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예수님이, 바울이 이벤트를 했는가?"라며 "목회는 인간의 영혼을 변화시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운동이다. 그러므로 영혼을 찔러야 하는데, 프로그램은 영혼에게 접촉점을 만들 순 있지만 그 영혼을 움직일 순 없다"고 강조했다.
박종순 목사는 "교회에 성도가 30명 있다면, 그들에게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30명은 60명이 되고, 60명에게 최선을 다하면 100명이 된다. 이렇게 사도행전적 성장의 그래프를 그릴 생각을 해야지, 하루아침에 복권 터지듯 생각해선 안 된다"며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만족하려 해선 안 되고, 성장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 기도화며 몸부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저를 비롯해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황제의 목회'를 꿈꿔선 안 된다"며 "목사 만나기가 대통령 만나기보다 힘들다는데, 그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교회는 신학을 보호하고 신학은 교회를 만드는 '신학이 있는 목회', 본인이 먼저 말씀을 많이 먹고 흐느끼고 통곡하고 감동을 받은 후 설교하는 '말씀 목회',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자아 목회' 등을 제시했다.
박 목사는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정하시고, 부르시고, 일감을 주시고, 보내시고, 동행하신다"며 "우리를 부르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심을 기억하고, 그 믿음으로 승리하시길 축원한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오후 선택강의에서는 권구현(선린교회)·김성태(큰빛교회)·김인기(일산신광교회)·박장혁(드림교회) 목사가 각각 '어디든지,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김 목사의 좌충우돌 목회 이야기', '반성, 또 다른 나와의 약속', '하나님의 드림 스토리'를 주제로 전했다.
'목회 시작 이야기'는 홍성현 목사(대전산성교회 부담임), 김경민 전도사(즐거운교회), 김하님 목사(25사단 본부교회 협동), 최호균 목사(의암교회 담임)가 각각 '흥미진진한 미국탐방(미국)', '목회 여정을 위한 멋진 배낭 준비하기(카페)', '여성, 사명을 품고 출발점에 서다(여성)', '지역과 함께 가는 목회(농촌)'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웨슬리 펠로우 위원장 지성업 목사(대전산성교회)가 '우리는공사 중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웨슬리 펠로우 사역 소개 및 말씀 증거를 했다.
한편 웨슬리 펠로우는 18세기에 하나님께서 웨슬리(감리교 창시자)와 그 공동체를 통해 세상을 변혁하시고 이끌어 가신 것처럼, 현재 위기의 시대 속에서 미래의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감리교 리더십을 세우고 이를 통해 감리교 부흥과 영적 혁명을 이끌어 갈 다음 세대 리더를 양성하는 사역이다.
광림교회(김정석 목사), 만나교회(김병삼 목사), 안양교회(임용택 목사), 디트로이트연합감리교회(장찬영 목사), 자카르타늘푸른교회(김신섭 목사), 캐나다그레이스한인교회(박신일 목사) 등 국내외 감리교의 중추적 교회들이 웨슬리 펠로우에 협력하고 있다.
웨슬리 펠로우는 교회와 세상이 가진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탁월한 목회 리더십을 양성하고 이들을 네트워킹하여, 유기적인 활동을 통해 시대를 변혁하는 운동으로서의 영향력을 가지도록 한다.
탁월한 목회자를 양성하고 네트워킹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담당할 새로운 시스템과 하나님의 일에 헌신할 사명감 있는 목회자를 선택하여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웨슬리 펠로우는 협력하는 교회들의 후원을 통해 인적·물적·영적 자원을 마련하여, 미래의 리더십들이 탁월한 교회들의 실제적 사역을 배우고 훈련하며 서로 네트워킹함으로 미래에 연합사역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전략적 접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