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교수의 밝고 행복한 종말론

정성욱 | 큐리오스 | 312쪽

"오늘날 우리는 어둡고 두려운 종말론(dark and dreadful eschatology)이 지배하는 험악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통 교회 내에서 종말론을 강조하여 가르치는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온갖 이단과 사이비들이 등장하여 종말론에 대한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밝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균형 잡힌 종말론(bright, healthy, happy, and balanced eschatology)의 아름다운 자취는 거의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美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정성욱 박사(큐리오스인터내셔널 대표)가 「정성욱 교수의 밝고 행복한 종말론」을 출간했다.

정성욱 박사는 첫 부분에서 밝힌 것처럼 한국교회의 종말론과 관련한 안타까운 상황을 애통해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종말론은 예수님의 신부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한 교회가 행복한 기대감으로 신랑되신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도록 돕는 것(계 19:6-9)으로, 한국교회 일각과 이단·사이비 집단에서 횡행하고 있는 '어둡고 두려운' 종말론과는 정반대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런 '밝고 행복한 종말론'으로 무장한 성도는 매일 그리고 매순간 예수 그리스도와 친밀하게 동행하고, 예수님을 삶의 모든 시간과 영역에서 의식하며, 예수님과 연합하여 친밀한 인격적 교통 가운데 은밀한 기쁨과 평강을 누리며 살아간다. 또 자신의 일상적인 삶에서 도피하지 않고, 내일 주님이 다시 오신다 해도 오늘 이곳에서 주님과 주님의 나라를 위해 내 삶을 온전히 드린다는 건전한 역사의식으로 살아간다.

'어둡고 두려운 책'으로 인식된 요한계시록을 균형 잡힌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익도 있다. 재림의 날짜를 예측하거나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를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영광스럽게 다시 오셔서 우리를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이끌어 가실 주님에 대한 예언과 약속이 요한계시록의 핵심임을 이해한다.

저자는 "'밝고 행복한 종말론'의 관점에서 요한계시록을 읽는다는 것은, 미래에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예수님의 재림 직전에 있을 대환난의 시기를 교회가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오늘의 삶 속에 오직 깨어서 정신을 차리고, 영적으로 무장하기 위하여 믿음과 사랑의 호심경을 붙이고, 구원의 소망을 투구로 쓰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역사적 전천년주의(historic premillennialism)' 입장에 선 저자는 1부에서 세대주의적 전천년주의(dispensational premillennialism), 무천년주의(amillennialism), 후천년주의(postmillennialism) 등 종말론의 네 가지 대표적 관점들이 계시록 20장의 '천년왕국'을 어떻게 다르게 해석하는지, 그리고 해석학적·신학적 특징과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인지를 소개한다. 그리고 '밝고 행복한 종말론'의 틀을 잡는 데 있어 반드시 이해해야 할 주제이자 신구약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하나님나라'에 대해 설명한다.

2부에서는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일선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친절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을 어려운 책이라 생각하고 무조건 덮어두려는 자들은 심각한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으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님의 재림과 관련해 반드시 속히 일어날 미래의 일들을 알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목적에 정면으로 배치된 엄청난 죄악을 범하고 있는 것"이라며 "요한계시록의 기록 목적을 따라 바르게 읽고 듣고 지킬 때, 그런 자들을 위해 예비된 놀라운 복을 누리게 된다"고 역설한다.

▲정성욱 교수.정성욱 교수.

특히 이단·사이비들이 즐겨 인용하는 '십사만 사천(계 7·14장)'에 대해선 "이들을 평신도와 구별된 의미에서 안수받은 목회자로 해석하거나 장차 대환난시기에 나타날 참 종 즉 참된 목회자들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성경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십사만 사천'은 마지막 대환난기에 모든 성도 가운데 특별한 임무를 위해 구별되고 세워진 참 선지자들이고, 이들 중에는 일반 성도와 목회자들이 차별없이 포함된다. 7장 후반부에 나오는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과 자녀들의 총체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밝고 행복한 종말론 특강'을 마무리하면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던져야 할 질문은, '역사적·우주적 종말신앙과 개인적 종말신앙으로 무장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오늘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매우 실제적 질문"이라며 그 답으로 지성의 제자도를 실천하고 이 세상 정욕을 버리며 매일 24시간 주님과 교제하는 삶을 살라고 권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