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성경 번역 단체 중 하나인 위클리프협회(Wycliffe Associates)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와 관련,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단체들이 소속돼 있다는 이유로 국제위클리프(Wycliffe Global Alliance)로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클리프협회가 성경 번역에 있어서 강조하는 '하나님 아버지와 하나님의 아들(Father and Son of God)'이라는 용어 사용은 최근 성경 번역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슈로, 국제위클리프에 소속된 일부 성경 번연 단체는 아랍권에서 민감할 수 있는 하나님에 대한 '아버지' 호칭 사용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아들' 호칭 사용을 유화해서 번역하고 있다.
위클리프협회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소재한 국제 성경 번역 단체로, 1967년에 설립됐으며 전문 사역자와 자원봉사자가 무려 6천279명이 넘는다. 2015년에도 무려 75개국의 언어로 사복음서를 번역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러나 1991년 결성된 성경 번역 단체들의 연합체인 국제위클리프를 탈퇴한다고 지난 1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위클리프협회는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월 26일 위클리프협회 이사회 모임을 통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위클리프협회는 탈퇴 이유로 여러 가지를 제시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호칭 문제다. 이에 위클리프협회는 "국제위클리프에는 아버지와 하나님의 아들을 포함하지 않는 성경번역본을 만든 성경 번역 단체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클리프협회의 이번 공식 발표는 국제위클리프에 가입한 단체는 아니지만 위클리프성서번역회(Wycliffe Bible Translators, 또는 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와 하계언어학연구소(Summer Institute of Linguistics)가 아랍어 성경을 번역하면서 하나님과 마리아의 관계를 잘못 이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하나님에 '아버지'라는 호칭, 예수 그리스도에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호칭을 대체한 것으로 인해 근래에 비난을 받은 이후 나왔다.
위클리프성서번역회와 SIL선교회는 지난 2013년 성경을 아랍어와 벵갈어로 번역하면서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번역하거나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번역이 무슬림들에게 상당히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하며, 하나님의 아들을 “하나님의 메시야(Messiah of God)”로 하나님 아버지를 “보호자(guardian)”로 대체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하나님의성회와 미국장로교(PCUSA) 등에서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에 세계복음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이 중재에 나서 '아버지' 앞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9heavenly Father)', '아들' 앞에 '신성한 아들(divine son)' 등의 설명 단어나 설명 어구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었다.
위클리프협회의 브루스 스미스(Bruce Smith) 대표는 탈퇴 성명을 통해 "아버지와 하나님의 아들을 문자 그대로 번역하는 것은 본 협회에는 타협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대표는 3일 크리스천포스트에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가족의 관계를 분명히 한다면, 다른 추가적인 설명들을 사용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를 삼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생략되면, 삼위일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성경 번역 단체들에서는 최근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호칭과 관련해 논란이 일어나고 있고, 국제위클리프는 회원 단체 가입 규정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클리프협회는 이런 규정 변경을 수용할 수 없다며 탈퇴를 공식화했다.
이번 위클리프협회의 국제위클리프 탈퇴를 시작으로 앞으로 호칭 등을 둘러싼 성경 번역 단체들의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클리프협회는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모든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