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동물보다 못하다는 발언으로 나이키와의 광고 계약이 파기된, 전직 세계 권투 챔피언 매니 파퀴아오(Manny Pacquiao)가 “나이키와 계약을 맺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게 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파퀴아오는 최근 USA투데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이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그것은 그들의 몫이고 나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나이키의 후원은 옷과 경기만 포함하고 있으며, 우리의 계약은 권투 후원과 별도로 이미 종료됐었다”고 설명했다.
파퀴아오는 “난 성소수자(LGBT) 공동체를 정죄하지 않는다. 내가 정죄하는 것은 동성애 행위”라며 “진실을 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진실을 숨기는 일은 더 나쁘다. 많은 이들이 진리로 인해 경각심을 갖게 되어 더 행복하다”고 했다.
파퀴아오는 앞서 필리핀 방송사 TV5와의 인터뷰에서 “그것(동성애가 잘못됐다는 것)은 상식적이다. 동물들이 동성에게 끌리는 것을 볼 수 있는가? 동물들이 더 낫다. 그들은 성별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안다. 만약 우리가 동성애를 인정하면, 동물보다 못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파퀴아오는 이후 SNS 등을 통해 “동성애자들을 공격할 의도가 없었으며, 단지 성경을 바탕으로 한 믿음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난 성경에서 말하는 것에 따라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신념을 여전히 갖고 있다. 그러나 성소수자들을 정죄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고 썼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나이키는 그에 대한 후원을 종료하기로 했다. 나이키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그의 발언이 ‘혐오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나이키는 어떤 종류의 차별에도 반대하며,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후원하고 대변해 온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퀴아오의 프로모터인 톱랭크의 밥 아럼(Bob Arum) 회장은 “그가 자신의 발언의 무게를 알지 못하고 실수했다”고 말했다. 아럼 회장은 “자, 성경을 보면 구약과 신약으로 구성돼 있으며, 동성애를 반대한다. 현대인들은 성경이 과거에 동성애를 금지한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또한 “동성결혼에 대한 그의 관점은,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그의 고향(필리핀)을 직접 향하고 있다”면서 “그의 성명은 본국 사람들을 위한 것이며, 타갈로그(필리핀어)로 돼 있다. 그는 전 세계가 좁고 필리핀에서 발표한 성명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갈 줄 깨닫지 못했거나, 깨달았어도 크게 상관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1억 인구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80%를 차지하는 필리핀에서는, 가톨릭의 강력한 반대 때문에 동성 간 결혼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소규모 교회에서는 동성 간 결혼식이 열리기도 하지만, 정부와 교계 모두 이를 공식 인정하지 않는다.
현재 필리핀 하원의원으로 활동 중인 파퀴아오는, 오는 5월 총선에서 상원의원에 도전할 예정이다. 이번 인터뷰도 그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