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r GOD? 무엇이 선인가
존 비비어 | 두란노 | 363쪽
이 책의 전체 내용은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답에 해당한다. 즉 "모든 선해 보이는 것들은 다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해 '아니다!'라며 글을 시작한다. '선함'이라는 것에 왜곡이 일어났다. 그래서 선해 보이는 것들 가운데 하나님과 관계가 없는 것들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 모든 왜곡은 창세기 3장에서 일어난 선악과 사건의 결과이다. 선과 악을 판단할 수 있는 '자리'에 대한 유혹이 선악과의 핵심이었고, 이 선악과를 따 먹은 인간은 결국 선과 악의 판단을 하나님께 맡기지 않고 자신이 쥐게 되었다. 이것이 스스로 왕이 되어 버린 인간의 죄 된 상태이다.
저자는 이 죄인 된 인간의 상태를 지적하며, 이 죄의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길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하게 몇 가지 태도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처음 인간의 원죄와 마찬가지로 생각의 중심이 변해야 한다. 저자는 그 모든 변화의 과정을 몇 가지 키워드로 차근차근 정리해 간다.
저자는 모든 문제의 근원에 '하나님의 임재' 유무를 말한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간절히 구하는 것이 이 하나님의 임재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없는 상태를 지적한다. 그리고 이 임재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거룩과 경건'이라 정리한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성도의 삶 가운데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의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이 바로 이 거룩과 경건이 되어야 한다며, 이 기준을 구체적인 삶 가운데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좀 더 논의를 발전시켜서, 이 사회에서 성도로 살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벗어버려야 하는 '(사회 통념상) 선하지만 하나님께로부터 나오지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 구체적 사례와 함께 제시하고, 이와 대조해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선한 것들'도 밝히고 있다.
워낙 서구적 예시들이기 때문에 조금은 생소해 보일 수 있는 사례들도 많았다. 하지만 각각의 상황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을 찾을 수 있었기에, 우리에게 구체적 삶의 지침이 될 수 있는 제안들이었다.
이 책의 장점을 말하면, 선명한 설득 구조이다.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논의는 아주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에서부터 현실에 생겨난 결과들, 그리고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제안에 이르기까지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만약 이 주제를 다시 정리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책이 말하는 논리의 큰 흐름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적실한 예시와 풍성한 설명이다. 개념을 정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전을 펼쳐 읽어 주는 저자의 성실함과, 성경 구절들을 찾아 근거를 보이는 부분, 그리고 개인이 직접 경험한 살아 있는 예시들이 선명한 설득의 구조 위에 놓여, 누구라도 이 책을 읽으며 도전받고 적용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
이 책의 단점을 말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추천사다. 가장 의아했던 부분이다. 이 추천사를 쓴 많은 이들이 실제로 이 책에서 비판을 받는 가르침을 전하는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책에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게 했다. 또 저자가 간간이 하나님께 직접 계시를 받아 말하는 부분과, 개연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것들을 서로 연결하여 설명하는 부분들은 쉽게 동의하기 어려웠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 책은 그리스도인에게 중요한 '주 되심'이라는 주제를 말하는 좋은 책이다. 구조나 설명의 방법이 탁월하다. 성경 본문 사용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몇 군데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구절들은 적실했다. 이 시대 교회에 대한 명확한 비판도 담고 있고, 대안들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추천할 만하다.
/조영민 목사
나눔교회 담임, 크리스찬북뉴스(cbooknews.com)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