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교 소속 일부 단체들이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회동 이후 가톨릭의 영성체를 받았다고 미국 크리스천투데이가 22일(현지시각) 로마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가톨릭의 성만찬, 특히 화체설(성찬 시 떡과 포도주가 사제의 축복 등을 통해 그리스도의 살과 피의 실체로 변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에드워드 펜틴은 NCR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 오울루의 새뮤얼 살미(Samuel Salmi) 사제가 이끄는 루터교인들은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자신들의 팔을 X자 모양으로 가슴 위에 모았다. 가톨릭 사제들은 성찬식을 진행하며 이들에게 영성체를 주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은 핀란드 통신사인 코이마를 통해 처음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살미 사제는 "가톨릭은 영성체를 나눈다. 나도 역시 그 일부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루터교인임을 가톨릭 사제들이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혀, 실수로 참여하게 된 것이 아님을 시사했다.
살미 사제는 이미 전부터 전통에 도전해 왔다. 지난 2011년에는 루터교회에서 "동성애자들이 '온전한 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미사는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에 있었다. 주간 연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치기도주간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일치에 초대하실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이 우리의 일치를 목도하길 원한다. 우린 나뉘어 있지만 모든 세례교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형제이자 자매다. 바울 사도가 우리에게 말한 것처럼, 우리는 세례를 통해 우리를 어둠 속에서 불러내어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일을 전할 의무를 갖게 됐다"고 말햇다.
이어 "일치기도주간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 같은 일치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주님께 기도하자. 다른 이들과 나누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함께 응답하고, 특별히 가난하고 잊힌 이들과 나누자. 우리가 받은 거룩한 자비의 선물을 스스로 나누자"고 덧붙였다.
교황은 작년 한 루터교 여성이 가톨릭교 남성과 결혼할 때 '영성체'를 받는 것에 대해 "하나님께 여쭤 봐야 한다(talk to God)"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신앙교리성'(Congregation for the Doctrine of the Faith)을 완성한 게르하르트 뮐러(Gerhard Müller) 추기경은 "이는 교황이 루터교회와의 종파 간 교류를 승인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가톨릭교회의 법규에 따르면, 영성체는 하나님께 용서를 받은 가톨릭 신자들만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정교회처럼 영성체에 대해 동일한 믿음을 지닌, 가톨릭교회가 인정하는 교회의 신자들이 성참식 참여를 요청할 경우에는 영성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영국성공회, 루터교회 등의 교인들은 영성체 가운데 그리스도의 현현을 믿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