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 교수(합동신대)가 한국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나 신년예배 때 이뤄지는 '신년 말씀 뽑기'에 대해 '반기독교적(反)'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소위 '말씀 뽑기' 행위는 다음 한 가지를 빼고선 모든 면에서 반기독교적"이라며 "즉 뽑은 한 말씀만이라도 잘 외우고 그 말씀의 뜻에 깊이 잠기고 그 뜻을 깊이 새긴다면 좋은 일이나, 사실 이는 사람들이 하도 하나님의 말씀을 등한시하는 상황 속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것도 거의 비판적인 말임을 우리 모두가 잘 새겨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구 교수는 '뽑기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첫째로 하나님 말씀은 항상 그 문맥 속에서 읽혀야 한다"며 "한 구절만을 뽑아 생각하는 것은 성경 문맥을 단절시키는 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흔히 성경을 그런 식으로 읽어 왔기에, 급기야는 이런 방식도 널리 퍼져 가는 것"이라며 "그러나 성경은 항상 그 문맥 속에서 읽어야 바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러므로 어느 구절을 그 문맥에서 끊어내는 일은 이 같은 뽑기 방식으로든 다른 식으로든 시도도 하지 말하야 한다"며 "항상 문맥 속에서 그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깊이 묵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둘째 이유로는 "성경은 전체를 읽어야 한다"며 "이것이 '전체-성경(Tota Scriptura)'을 강조하는 개혁파의 강조점"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기에 성경을 계속 읽어 가서(lectio continua) 결국 다 읽고 깊이 묵상해야 한다. 세월이 필요한 것"이라며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성경과 깊이 대화하는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항상 성경의 학도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뽑기 방식'이 예전 점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기에 사실 거기에서 유래했다고도 할 수 있고, 꼭 그렇지 않다 해도 그런 것을 연상시킨다"며 "결국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성경적 섭리관과 다른 이해로 생각하고 살게 할 수도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므로 우리들은 이런 식의 뽑기 방식이 교회 안에 있지 않도록 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