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와 국경을 접한 케냐 북동부 만데라주 엘와크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공격을 받은 버스의 무슬림 승객들이 목숨을 걸고 기독교인들을 구했다고 영국 BBC가 현지 언론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만데라를 출발해 나이로비로 향하는 버스에 탔던 승객들은 엘와크에서 알샤바브의 공격을 받았다. 무슬림 승객들은 기독교인들와 무슬림들을 분리하려는 10명의 알샤바브 대원들에게 "우리 모두를 죽이든지 아니면 그냥 놔두라"고 맞섰다.
버스에 탔던 승객 모하무드 압디는 "우리는 알샤바브 대원들이 버스에 올라타기 전, 그들이 기독교인들을 구분하지 못하도록 기독교인들에게 이슬람 복장과 물품을 건네줬다. 기독교인들을 가려내려는 그들에게 대항해 우리의 형제들과 자매들을 구해냈다"고 말했다.
알샤바브가 버스를 세우기 위해 가한 총격으로 2명의 승객이 숨지긴 했으나, 알리 로바 만데라 주지사는 "승객들이 보여 준 용기와 애국심, 단합이 결국 알샤바브 테러범들을 물리치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3주 동안 200여 명의 알샤바브 요원들이 케냐로 넘어왔다는 보고가 접수됐다. 국경을 넘은 테러조직의 움직임이 포착되어, 국가안보위원회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운티의 부대표 줄리어스 오티에노는 "오전 7시경 사건이 발생했다. 버스에서 내려 도주를 시도했던 승객 1명을 포함해 2명이 사망하고, 운전기사 등 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알샤바브의 잔혹한 기독교인 학살로 인해 만데라주의 삶이 피폐해진 것도, 승객들의 저항을 부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샤바브의 기독교인 처형으로 작년에만 2천 명 넘게 만데라주를 떠났으며, 그 중에는 보건 종사자들도 많았다.
알샤바브는 지난 2011년 10월 케냐군이 소말리아에 개입한 후부터 소말리아 접경 케냐 복동부에서 공격을 빈번하게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