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 보위부에 잡혔는데, 성경책이 어디서 났는지 따지더라고요. 밤잠도 안 재우고 묶어 놓았어요. 3-4일 굶기기도 하고, 물 한 모금 안 줬어요.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감방 같은 곳에 차렷 자세로 세워놔요. 마지막에는 기력이 없으니 앉으려 하면 앉지 못하고 이상한 자세가 되는 거예요. 앉을 수 없는 공간이었어요. 소변이라도 보겠다고 하면 오줌통 하나 들여보내요. 여기다 싸라는 거예요. 그런데 바지도 벗을 형편이 못 돼요. 앉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계호들이 때렸어요. 발로 차고 그렇게 너무 오래 구류장에 있으니 허약이 오죠. 영양실조 오고 걷지도 못하고 그랬어요. 저를 교화소 보내면 산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우리 친구가 있었어요. 꽤 친했는데 중국에서 목사한테서 성경책을 받고 돈을 받아 북한에서 종교를 퍼뜨리다가.... 종교를 세게 선전하고 신자를 모으고. 비밀적으로 기도드리고 했는데 걸려서 다 잡혀갔습니다. 그게 2009년 1월 될 거예요. 그렇게 잡혀가고 그의 진술로 나온 사람들 다 잡혀갔어요. 잡아간 사람들 다 못 나왔어요. 정치범 들어갔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중국에 들어가 성경을 배우고 나와서 하고 그랬어요. 그가 모집한 신도들이 다 잡혀 들어갔어요. 북한에 들어와서 신앙을 퍼뜨렸던 사람들이 잡혀갔어요. 내보고도 나오라고 했는데 나는 거기 동기 안 했어요. 형제들이 있었는데 형제들은 그냥 있어요. 비밀적으로 신앙 믿던 사람들은 다 잡혀갔시요."
"2000년에 소문이 돌아가기로는 OO에서 들어온 종교단체다 했는데, 그게 종교 믿는다 해서, 시 안전부, 보위부에서 제기되고 시당에서 나와서 그 인민반에다 전기불을 다 연결해 주고, 그 집만 전기불을 잘랐다 말이야. 가족이 다 없어졌어요. OO시에 소문났던 일이니까. 아들이 입당까지 했었는데, 다 없어졌어요. 이후로는 완전히 없어지고, 인민반에서 신앙을 믿던 반정부 세력을 철저하게 소탕했다고. 각성된 눈으로 신고하라고, 시당에서 나와서 조직부 지도원에서 나와서 그랬다 말입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2일 '2015 북한 종교 자유 백서'를 발간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이후 매년 백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거기에는 위와 같은 증언이 들어가 있다.
257쪽 분량의 '2015 북한 종교 자유 백서'에는 지난 2007년 이후 입국한 탈북민 1만 756명의 종교 자유에 대한 인식조사와 함께, 북한인권정보센터 '통합인권 DB'가 보유한 사건 5만 5,866건과 인물 3만 1,634명 중 종교 자유 침해 관련 사건 1,165건과 인물 895명을 분석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최근 정보 제공을 위해 2007년 이후 입국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만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이 공개한 주요 내용에 따르면, 먼저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1만 183명 중 37명만을 제외한 1만 146명(99.6%)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평양이 아닌 지방에 당국이 인정하는 합법적 가정예배 처소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1만 298명 중 125명을 뺀 1만 173명(98.8%)이 '없다'고 했다. '있다'고 한 125명(1.2%)도 가정예배 처소가 있다는 인식만 있을 뿐, 실제 목격한 적은 없었다.
'비밀 종교 참가 경험 여부'에는 응답자 중 128명(1.2%)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122명은 2001년 이후 탈북한 이들로, 2000년대 들어 비밀 종교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보존소 측은 전했다.
'성경책을 본 적이 있는가?'에는 4.2%(433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중 2000년 이전 탈북한 이들은 9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424명은 2000년 이후 탈북한 이들이었다. 특히 북한에 성경 유입이 늘면서 성경을 본 경험 사례가 증가하고 있었으나, 2015년 탈북민들 중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보존소 측은 "올해 탈북민 수는 전년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숫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종교활동시 처벌 수준'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노동단련형'을 고른 탈북민은 전체 응답자 9,735명 중 274명(2.8%) 뿐이었다. 더 심한 형벌인 교화소(교도소)는 1,116명(11.5%), 정치범수용소행은 5,203명(53.4%)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통합인권 DB' 상의 북한 종교 박해 사건 1,165건을 사례별로 보면, '종교활동'이 595건(51.1%)으로 가장 높았고, '종교 물품 소지'가 277건(23.8%), '종교 전파'가 127건(10.9%), '종교인 접촉'이 59건(5.0%), 기타 107건(9.2%)이었다.
종교 박해 피해자의 생존 여부에는 생존 22.8%, 사망 18.0%, 미상 59.2%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종교박해 시기별 발생 건수는 1990년대 289건(24.8%), 2000년대 678건(58.2%), 2010년 이후 51건(4.4%) 등으로, 대부분 1990년대 이후 발생하고 있었다. 박해 사건의 영향과 충격으로는 구금이 609건(59.2%), 이동제한 133건(11.4%), 사망 106건(9.1%), 실종 73건(6.3%), 추방 및 강제이송 40건(3.4%), 상해 36건(3.1%) 순으로 나타났다.
탈북민들의 현재 종교를 묻자 총 1만 140명 중 기독교가 4,801명(47.3%)으로 가장 많았고, 불교 1,151명(11.4%), 천주교 1,101명(10.9%) 순이었다. '종교가 없다'는 3,051명(30.1%)이었다.
종교활동 시작 시기로는 조사시설(국정원)이 2,504명(33.5%)으로 가장 비율이 높았고, 중국 2,295명(30.7%), 하나원 2,258명(30.2%), 중국 외 제3국 288명(3.8%), 북한 140명(1.9%)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