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이하 한목협) 제30차 열린대화마당이 '미리 다가온 통일, 탈북민 사역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22일 서울 상도동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1부 개회 및 주제강연, 2부 테이블별 집담회, 3부 열린 대화 순으로 진행됐으며, 강연자들은 한목소리로 "정부나 여러 단체보다 교회가 탈북민들을 섬겨 그들을 한국 사회의 리더로 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를 전한 김경원 대표회장은 "올해는 사회적으로 해방 70년과 분단 70년을 맞고 한국 기독교는 선교 130주년을 맞는 의미 있고 역사적인 해로, 이러한 때에 평화통일을 소원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열망이 되고 있다"며 "지금 남북의 상황은 여전히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있지만, 통일을 위한 구체적 준비를 결코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1부에서 손광주 이사장(남북하나재단)은 '미리 다가온 통일: 탈북민 남한사회 정착과 통일 준비'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그는 "남북하나재단에서는 탈북민들의 초기 정착 및 생활안정 지원, 취업·창업·영농·사회적기업 등을 통한 자립·자활 지원, 탈북민 재교육 및 각종 교육 프로그램 개발, 탈북 청소년 교육 및 장학 지원, 탈북민 지원 관련 기관·단체와 협력체계 구축, 탈북민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지원, 탈북민에 대한 국민인식 개선·홍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손 이사장은 "탈북민들의 인구학적 특징은 여성이 70%에 달하고, 수도권에 64% 정도가 정착하며, 20-40대가 약 73%를 차지한다는 점"이라며 "이들은 북한에서 단순노동을 하거나 무직이었던 경우가 86%에 달하고, 함경도 출신이 72% 정도"라고 보고했다.
그는 "고용률의 경우 2014년 기준 53.1%로 해마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 국민(60.8%)이나 OECD 평균(65.6%)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탈북민들 중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이 25%에 이른다는 점을 남한 사람들이 기억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부 열린대화에서는 주승현 박사(명지대 외래교수)와 하광민 목사(생명나래교회)가 발표했다. 먼저 탈북민 출신으로 북한군 심리전방송요원이었던 주 박사는 "북한은 3대세습을 안착시켰지만 내부의 불안정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으로, 통일보다 체제 유지가 핵심"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한국이 통일을 주도하고 책임져야 하지만, 우리 사회의 본격적 통일 준비와 다양한 대응 방안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주승현 박사는 "통일을 주도한다는 것은 분단의 원심력을 무너뜨리고 통일의 구심력을 확보하는 것이고, 통일을 책임진다는 것은 우리 내부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라며 "한반도의 성공적 통일을 원한다면, 한국 사회에서 통일의 마중물이자 남북통합의 가교인 탈북민의 성공적 사회정착이 우선돼야 함과 함께, 한국 정부와 사회, 그리고 교회에서 탈북민들을 리더로 양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탈북민들을 리더로 양성하는 것은 △탈북민들이 북한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북한의 엘리트 및 북한 주민들이 친남한 감정을 갖고 친한파 세력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고 △북한에 새로운 민주정권이 들어설 경우 북한을 재건하거나 남북한을 통합해야 하는 다양한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가 다름 아닌 탈북민이며 △통일 과제는 통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통일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고 △탈북 청년들을 통일 지도자로 키워야 통일한국의 미래가 있다 등의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하광민 목사는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의 탈북민 섬김 모델을 △탈북민을 품는 '요셉 모델' △탈북민들과 함께하는 교회를 세우는 '안디옥교회 모델' △북한 교회 세우기의 주체로 세우는 '모세와 아론 모델' △한국교회 통일선교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예루살렘교회 모델' 등 4가지로 제시했다.
2부 테이블별 집담회에서는 이성구 목사(시온성교회) 인도로 각 테이블에서 지정 초청된 탈북민들과 한목협 임원들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