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상전사
최더함 | 리폼드북스 | 360쪽 | 12,000원
개혁신학포럼 학술위원이자 리폼드북스 대표인 최더함 목사(아리엘교회)가 쓴 <기독교 사상전사(思想戰史)> 개정판이 출간됐다.
이 책은 2천 년 기독교회사를 '사상전(the War of Thought)'이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접근하면서 독자들의 구미를 자극, 초판이 금세 소진됐다. 개정판은 양장과 깔끔해진 표지, 커진 판형과 활자 등으로 가독성을 높였음에도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최 목사는 "개정판을 내는 것은 (초판이 소진된 후) 독자들의 요구가 있기도 했지만, 초판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함"이라며 "초판은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에 불과했다면, 개정판에서는 강의로 표현할 수 없었던 세세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영지주의에 대해서는 보충 설명을 했고, 도르트신조에 대한 보다 상세한 설명과 여러 연구자들의 견해를 첨가했다. 또 복음주의에 대한 실용주의적 차원에서의 언급, 칼빈주의에 대한 필자의 애정과 확신, 관련 인물들에 대한 생의 기록 등을 첨부했다. 책의 초판은 부평 회복의교회(담임 김민호 목사) 설립 11주년 특강 강의안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특히 부록에서는 교회사에 나타난 주요 이단사상 및 운동들, 현대의 이단운동들에 대해 각각 기술했다. 2천 년의 사상전사는 결국 이단과의 투쟁이었기 때문. 저자는 이단(異端·Heresy)의 정의에 대해 "전통적 기독교의 성경적 교리들과 관습들, 즉 사도신경이나 개혁주의 신앙고백서처럼 진술된 교리와 관행들에 모순되는 모든 종교운동을 일컫는다"고 밝혔다.
가톨릭과 개신교가 이단을 보는 관점에는 각각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가톨릭의 경우 자신들만이 참된 교회라고 주장하며 가톨릭을 제외한, 개신교를 포함한 모든 교회가 이단 혹은 분파라고 말한다"며 "반면 개신교에서는 복음주의적 그룹으로 볼 수 없는 대상, 예를 들어 복음적 기본 원리로서 그리스도의 신성과 그의 속죄를 견지하고 있지 않은 교회나 기독교를 이단 혹은 분파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단 종파들의 특성으로는 △간단하고 분명한 해답을 제시한다 △항상 복음의 진리를 '가시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진보된 방식을 사용한다 △마치 전쟁의 작전을 수행하듯 교회 안에 침투하고 교회를 분열시켜 자신의 편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등을 제시했다.
책은 개혁신학 입장에서 10가지 '사상전(戰)'을 소개하고 있다. 기독교가 싸운 이들은 초대교회(1세기)의 '다른 복음들'을 비롯, 1세기부터 맹위를 떨친 영지주의(Gnosticism), 4세기의 아리우스주의(Arianism), 펠라기우스주의(Pelagianism) 및 반-펠라기우스주의(Semi-), 알미니안주의(Arminianism), 자유주의(Liberalism), 신정통주의(Neo-Orthodoxism), 신복음주의(Neo-Evangelicalism), 종교다원주의(Pluralsim),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질된 기독교(the Transmuted Christianity)'라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등이다.
저자는 "한국교회 안에 어느 새 반지성주의가 깊이 스며들어, 기독교의 복음을 그저 '믿으면 천국 가고 믿지 않으면 지옥 가는 것'과 '잘 믿고 순종하면 복을 받아 잘사는 것'으로 단순화하여, 까다롭고 복잡한 교리에 대한 지식을 공부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며 "대신 신비주의와 기복주의가 교회 안에 대세로 자리잡아, 기독교 신앙을 풍성하고 장성하게 하는 좋은 비책들이자 믿음의 선진들이 피를 뿌리며 지키고 생선한 위대한 전통인 교리나 신조, 신앙고백서 등을 신앙의 적인 양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독교 역사에 있어 교리 없는 신앙은 항상 외부의 공격에 무너지거나 변질됐다. 그리스도인은 무지할 권리가 없고, 늘 진리에 대한 지식에 목말라해야 한다"며 "신앙의 두 요체는 믿음과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제 지성적 믿음을 강화시켜 선조들이 물려준 신조와 신앙고백서들을 다시 꺼내 들어야 하고, 한편으로 적들의 실체를 파악하고 점검하고 분석하는 일에도 열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